brunch

매거진 일상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영화평론가 이병현 Dec 24. 2020

캐롤송과 함께하는 방구석 크리스마스 영화제

코로나19 탓에 연말 모임도 취소된 마당에, 송년회도 ZOOM으로나 하게 생겼다.

최근 트위터에서 열린 넷플릭스, 왓챠 파티를 이용한 온라인 영화제인 FFIT를 보고 영감을 얻어 이런 식의 영화제들이 좀 더 많이 개최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담아 나만의 방구석 크리스마스 영화제를 큐레이팅 해보기로 결심했다.

테마는 '유명한 캐롤송이 등장한 영화'들이다.


01. 스윙 호텔(홀리데이 인), 1942 (네이버 시리즈온)

https://youtu.be/GJ36gbGlm8Y

유명한 캐롤송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처음 나온 영화.

이 당시 뮤지컬 영화들은 당대 유행한 대중가요를 영화에 많이 삽입하곤 했기에 처음 들었을 땐 노래가 먼저 나온 줄 알았는데, 나중에 찾아보니 영화를 위해 작곡된 곡이었다.

나중엔 영화보다도 더 유명한 노래가 되어 이 영화는 몰라도 노래만큼은 아는 사람이 많아졌으니, 이번 기회에 영화를 보고 '사실 이 노래 그 고전 영화에서 처음 나온 거야'라며 아는 척하기도 좋은 영화라 할 수 있겠다.

클립을 통해 알 수 있듯이 두 남녀의 사랑을 다룬 로맨틱 코미디다. 영화 후반부에 위 장면이 재연되는데 멋진 클라이맥스이므로 직접 확인하시길.


02. 화이트 크리스마스, 1954 (네이버 시리즈온)

https://youtu.be/2QW65Amj0vM

2019년, 파라마운트가 '화이트 크리스마스' 65주년을 기념하며 올린 클립

당연한 말이겠지만 할리우드는 한번 유행한 노래를 그냥 흘러두게 둘 만큼 만만한 곳이 아니다. <홀리데이 인> 개봉 12년 후,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나왔다.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화이트 크리스마스'라는 노래가 바로 이 영화에서 처음 나온 걸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즉, 영화 자체만 따지면 더 성공한 작품이라는 것이다.

똑같이 여관이 나오고, 빙 크로스비가 주연을 맡았지만 <홀리데이 인>과는 아무런 연관도 없다. 나는 개인적으로 <홀리데이 인>을 더 좋아하지만 대부분은 이 영화를 더 좋아하는 것 같다. 아무래도 아역들이 귀엽기 때문인지도.

참고로 이 노래는 프랭크 시나트라가 본인이 호스트를 맡은 크리스마스 스페셜 시리즈에서 빙 크로스비와 함께 부르기도 했다.(풀영상)


03. 세인트루이스에서 만나요, 1944 (네이버 시리즈온)

https://youtu.be/CreWsnhQwzY

'Have Yourself a Merry Little Christmas'가 처음 나온 영화. 역시 주디 갈란드라는 생각이 드는 작품이다.

이 캐롤송처럼 불멸의 위상을 지니진 않았지만, 내가 더 좋아하는 장면은 '트롤리 송' 부분이다.


04. 다이 하드, 1988 (넷플릭스, 네이버 시리즈온)

https://www.youtube.com/watch?v=-lK_WdVqm3c

흐름상 조금 어처구니 없는 선정이라고 나도 생각하지만, <다이 하드>는 엄연히 크리스마스 이브가 배경인 영화다. 러닝타임이 131분이고, 엔딩 크레딧의 Let It Snow는 정확히 끝나기 5분 14초 전인 2시간 6분경 흘러나온다. 크리스마스 이브 밤 9시 54분쯤 이 영화를 시작하면, 딱 이 장면과 함께 크리스마스를 맞이할 수 있다. 어쩌면 개운한 출발일지도?

매거진의 이전글 민음사 인문잡지 『한편』 3호에 제 글이 실렸습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