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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플렉탄 Mar 01. 2023

탱탱볼은 어디로 튈까?

 현재에 충실해야 하는 이유 

누구나 어릴 때 탱탱볼을 갖고 놀아본 적이 있을 겁니다. 바닥에 탱탱볼을 던지면 어디로 튈지 알 수 없었죠?


우리의 미래도 마찬가지입니다. 늘 어디로 갈지 알 수 없기에 지금을 소중히 여겨야 합니다.


전문가들은 지금을 불확실성의 시대로 정의합니다. 코시국, 전쟁, 인플레이션 등 몇 년 간 벌어진 사건들은 사람들을 불안하게 만들었습니다. 최근에는 AI 로봇이 일자리를 위협하는 현상이 이슈가 되고 있죠.


어느덧 사람들은 현재를 생각하기보단, 다가오지 않은 미래를 불안해 하기 시작했습니다.


오늘 소개드릴 명언은 이런 현실에 맞서 '현재'의 소중함을 강조하는 명언입니다. 미래를 예측하기 어려운 이유와, 미래를 지나치게 걱정하다 실패한 역사 속 사례도 함께 소개드리겠습니다.



  "나는 항상 현재에 살고 있습니다. 나는 미래를 알지 못하며 더 이상의 과거도 없습니다."  
  "전자는 모든 것 의 가능성으로, 후자는 아무것도 없는 현실로 저를 억압합니다."
                                                                                               페르난두 페소아(1888~1935)


1. 자유분방했던 페소아의 삶


페르난두 페소아는 포르투갈을 대표하는 최고의 시인입니다. 오늘날 유럽 시의 역사를 논할 때 반드시 등장하죠.


페소아의 에세이 <불안의 서>는 우리나라에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불안의 서>에서 페소아는 현재의 삶을 자유롭고, 충만하게 살 것을 이야기하며 위와 같은 명언을 남겼습니다.


페소아는 현재 포르투갈을 대표하는 시인으로 존경받지만, 그의 삶은 결코 순탄하지 않았습니다. 출판사에서 원고를 거절당하거나, 사회주의와 파시즘 양쪽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곤욕을 치르기도 했습니다.


그의 삶엔 그 시절 포르투갈 사회의 굴곡이 담겨있습니다.  20~30년대 포르투갈은 극렬한 이념 갈등과 쿠데타를 겪었기 때문입니다. 급기야 출판을 약속했던 출판사에게 사기를 당하기도 했죠. 


하지만 페소아는 포기하지 않고 늘 현재를 즐겼습니다. 75개나 되는 필명을 사용해 시, 에세이를 쓰고,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했습니다. 그는 생의 마지막에 남긴 유서에도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고 합니다.


"내일이 무엇을 가져다 줄지 나는 알지 못한다." 


다가오지 않은 미래는 알 수 없기에, 늘 '지금'을 살아가야 한다는 그의 철학이 담긴 마지막 한마디 였습니다.


2. 왜 미래는 탱탱볼일까?  


왜 미래를 탱탱볼처럼 예상하기 어려운 걸까요? 왜냐하면 실제로 미래에 벌어지는 '현상'과 인간의 '반응'은 예상과는 전혀 다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두 가지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2.1 코로나 사태와 여행 블로그, 유튜브


코로나 시기 초반, 해외여행 봉쇄로 여행 콘텐츠 크리에이터들은 좌절했습니다. 해외여행의 감소로 여행 정보를 찾는 사람이 줄어들 게 뻔했기 때문이죠.


그런데 시간이 흐르자 예기치 못했던 일이 생겼습니다. 여행 블로그, 유튜브에 방문자들이 몰려왔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해외여행을 못 가는 대신 사진, 영상으로라도 해외를 보고 싶어 했던 것입니다.


코로나는 사람들의 '발'은 묶었지만 여행지를 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본질적인 '욕망'을 누르지는 못한 것입니다.


2.2 스마트폰과 운동 문화


스마트폰이 유행했던 초창기엔 '스몸비'(-스마트폰에 지나치게 몰입해 주변을 안 보는 사람)라는 신조어가 탄생할 정도였습니다. 바깥에 나가 놀기보다는 스마트폰을 즐기는 사람들이 생기기 시작했죠. 


많은 사람들은 이런 현상을 보고 스포츠 브랜드들의 매출이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스마트폰으로 야외 활동이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그러나 실제로 벌어진 결과는 달랐습니다. 매출이 대폭 늘어난 것입니다. 


(아래는 시장조사 전문기관의 통계 자료입니다. 클릭해보시면 2015년부터 있습니다.)


https://www.grandviewresearch.com/industry-analysis/sportswear-market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진 걸까요? 사람들은 SNS로 자신의 멋진 모습을 자랑하고 싶어 했습니다. 몇 년 사이 우리나라에도 바디프로필 열풍이 불고 있죠? 


새로운 기기가 등장해도, 인간의 본질적인 욕망인 '인정욕'을 누르지는 못했던 것입니다. 


한편 스마트폰으로 편리하게 언제 어디서든 스포츠 경기를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경기를 후원하는 스포츠 브랜드들의 마케팅 효과도 극대화되었죠.


코시국에 방문자가 많았던 여행 콘텐츠 크리에이터들과, 스마트폰의 시대에도 많은 매출을 올리는 스포츠 브랜드 들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항상 현재에 충실하고, 방문자, 소비자들에게 최선을 다했다는 것입니다. 


지금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현재 하고 있는 것들이 미래에 빛을 볼지, 안 볼지는 알 수 없습니다. 


단, 현재에 빛을 보고 있는 모든 것들은 과거에 누군가가 그날의 하루하루를 충실히 채워 만든 것들입니다. 


3. 폴라로이드의 디지털카메라?


(사진=픽사베이 폴라로이드 사진기)

페소아의 명언대로, 다가오지 않은 '미래'와 더 이상은 없는 '과거'가 아무것도 없는 현실로 지금의 우리를 억압할 수 있습니다. 


오지 않은 미래를 지나치게 불안해하다 실패한 사례는 역사 속에서도 등장합니다. 


'폴라로이드 사진'을 기억하시나요? 미국의 사진 기업 폴라로이드 사가 개발한 즉석사진기의 대명사였죠. 한 번쯤 찍어보신 경험이 있을 겁니다.


90년대 초, 폴라로이드 사는 컴퓨터와 인터넷을 보며 위기감을 느낍니다. IT 시대가 다가오면 기존의 아날로그 카메라 시장이 사라질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미래를 보며 디지털카메라를 개발하기로 했습니다.


여기까지는 좋았습니다. 미래를 제대로 읽은 것이니까요. 


문제는 불안에 쫓겨 대응이 과했다는 것입니다. 폴라로이드 사는 렌즈 제작과 같이 아날로그에 특화된 기술을 갖고 있었습니다. 반면 소프트웨어 기술 같은 디지털 분야는 걸음마 수준이었습니다.


전문가들은 아직 가정용 PC의 성능이 뛰어나지 않고, 글로벌 인터넷 보급률이 5% 미만이기에 서두르지 말고 부족한 IT 기술을 아웃소싱 하자고 조언했습니다.


하지만 폴라로이드 사는 미래에 뒤처질 것을 우려했고, 아날로그 시절의 저력을 믿고 새 기술도 직접 해내기로 결정합니다. 그렇게 무리하게 수 억 달러를 디지털 기술에 투자했습니다.


몇 년이 지난 96년, 폴라로이드 사는 디지털카메라 pdc-2000을 발표합니다. 가격은 무려 3,000달러가 넘었고 소비자들은 높은 가격에 발길을 돌리고 말았습니다. 


설상가상 90년대 초반 미국에 불었던 IT붐은 닷컴버블 사태(-96년~2000년 IT기업에 대한 과도한 투기열풍, 버블이 꺼지고 많은 기업들이 피해를 입었다)로 일단락되었고, 폴라로이드 사도 2001년 미국 법원에 파산 신청을 하게 됩니다.


이처럼 미래에 대한 지나친 걱정은 운명을 바꿀 수 있습니다.


4. 모든 가능성을 가진 당신에게


요즘 많이 힘드시죠? 저도 마트에 갈 때마다 가격표를 보고 놀라곤 합니다. 뉴스에선 계속 경제가 어렵다고만 합니다. 


하지만 미래는 알 수 없습니다. 2019년 하반기, 세계적인 경제 전문기관들은 대부분 2020년을 장밋빛으로 바라보았습니다. 2020년엔 올림픽이라는 세계적인 축제가 예정되어 있었고, 2019년의 세계 경제성장률은 안정된 흐름을 보이고 있었기 때문이죠.


아시다시피, 실제로 벌어진 결과는 달랐습니다. 그 후 2년간 지구촌은 코로나로 신음하게 되었죠. 


저는 반대의 경우도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소개드린 스포츠 브랜드들과 여행 콘텐츠 크리에이터들처럼 예측할 수 없는 미래 속엔 미처 생각하지 못한 행운이 찾아올 수 있습니다. 


우리가 지금의 삶을 충실히 보내고 행복을 느끼면 미래는 우리에게 가능성으로 다가옵니다. 


성공한 사람들은 내가 결정할 수 없는 것에 연연하기보다는, 내가 결정할 수 있는 것에 최선을 다하라고 조언합니다. 그러다 보면 미래에 대한 불안, 과거에 대한 미련은 씻은 듯이 사라진다고 하죠.


괴테의 명언을 끝으로 글을 마칩니다. 이번 한 주도 행복하세요!


"현재에 열중하라. 오직 현재 속에서만 인간은 영원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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