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형 디자인이네요.
대학원 입학 전 면접 시 교수님께 들은 이야기였다.
대학시절 교수님께 잘한다는 칭찬만 받고, 친구들에게 도움을 많이 주는 삶을 살았다.
첫 직장에서는 3년을 근무하며 한 번도 디자인으로 비판을 받은 적이 없었다. 나는 그것이 나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했고, 어깨가 하늘 높이 치솟아 디자이너로서 성공한 인생을 살고 있다고 생각했다.
가히 충격적인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양산형이라니..
거리에 나가면, 구글에 검색하면 어디든지 나오는 디자인 스타일인가? 내 디자인이?라는 생각이 내 머릿속을 꽉 채워 소용돌이를 일으키며 머리가 멍해지고 눈앞이 하얘졌다.
사실, 양산형 디자인이라고 함은 대중적이라는 뜻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었다.
하지만 왜였을까, 튀는 것을 좋아하고 특이한 것을 좋아하는 나여서였을까? 기분이 굉장히 오묘했는데, 내가 살짝 작아지는 느낌이었다.
내가 그동안 해왔던 디자인이 틀린 것이었을까?라는 생각을 굉장히 많이 했던 것 같다. 그렇다면, 나는 지금 내 디자인 스타일을 바꿔야 하는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간 시간이 지나며 내가 관심을 가지는 디자인의 스타일이 계속 바뀌어왔다. 트렌드를 따라가는 것이었을까?
학부를 졸업하고 디자이너 생활을 했던 2020년부터 지금까지의 디자인 트렌드를 살펴보았다. 분명 2020년도 그 당시즈음에는 양산형 디자인이라는 것이 마냥 양산형인 것은 아니었다. 시간이 지나며 비슷한 디자인이 많아졌고, 그것들이 대중들의 시각에 익숙해지며 대중적이라는 인식이 박혔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도 양산형 디자인이라는 것이 부정적이거나 별거 아닌, 그러한 느낌이 드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팬데믹 이후 라이프트렌드가 '개인맞춤형'으로 바뀌면서 소비트렌드가 완전히 바뀌는 경향을 보였다.
양산형이라는 것이 더 이상 사람들의 마음을 울리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소비자 입장에서 10명 중 10명이 좋아하는 디자인이 아니어도 1명이 좋아하는 디자인이라면 그 1명이 10명분의 관심을 가지고 디자인을 바라보는 것이었다. 개성 중심의 소비문화가 자리 잡아가고 있었다.
양산형 디자인이 아닌 개성 있는 디자인을 하는 것은 큰 용기가 필요하다. 많은 대중의 얕은 관심들을 버리고, 소규모 특정 집단의 깊은 관심을 얻는 디자인을 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바뀌어가는 사회 속에서, 어느 정도 흐름을 같이 타고 가면서 타깃을 끊임없이 연구하고 포지셔닝을 유동적으로 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앞으로 어떻게 디자인을 해야 할까'에 대한 정답은 없지만 이로 인해 깨달은 것들은 잊지 않고 마음에 새기며 갇힌 디자이너가 되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