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 진학을 위한 마음가짐
보통 대학원 갈 거야!라고 하면 주변에서들 “학벌세탁 하니?”라고들 한다. 진심으로 간절하게 대학원 진학을 꿈꾸는 사람들에겐 약간은 상처가 되는 말.. 하지만 내가 대학원에 가겠다고 결심을 한 상태에서는 주변 말 아무것도 신경 쓰면 안 된다!
이제부터는 나만이 날 믿어줄 수 있는 그런 세상으로 나아갈 것.. 이니까......
나는 대학원을 가야겠다고 생각한 후 사촌오빠에게 연락했다. 오빠는 화학전공 척척 석사이다.
"오빠 대학원 가려면 어떻게 해야 해?"
"대학원을 가려는 목적이 확실해야 하고 다음으로는 어디로 갈지를 선택해."
"난 지금 회사에서 시각디자인, 제품, 전시디자인 다 하고 있는데 시각으로 갈지 전시로 갈지 고민이야."
"무언가 배울수록 하고 싶은 게 줄어들게 될 거야. 너처럼 지금은 막 여러 가지 하고 싶은 게 맞아. 즉, 중요한 건 그것들 중 무엇을 가장 선호하고 잘할 자신이 있는지를 생각해서 이를 전문적으로 하는 대학원을 먼저 조사해."
이 대화 후에 나는 진짜 내가 대학원을 통해 이루고 싶은 것이 뭔지 다시 생각했다. 그러고 나서 시각디자인을 깊게 파 보기로 했다. 사실 한 치 앞의 미래도 모르는 인생이기에 '어떤 걸 메인으로 연구할 거야!' 라기 보단 ‘내가 어떤 디자이너가 되고 싶은가’부터 생각했던 것 같다.
가고 싶은 대학원의 리스트를 뽑은 후, 학교의 특성과 논문의 연구 주제를 파악했다. 학부와는 달리 대학원은 연구를 하는 곳이기 때문에, 나의 가치관과 관심분야가 비슷한 교수님을 찾아가야 하기 때문이었다. 사실 원하는 학교를 단번에 가는 데는 자신이 없었지만, 내가 하고자 하는 것과 가장 비슷한 방향성을 지닌 학교부터 내려가보자 하는 생각이 있었다.
음.. 어쩌면 내가 내 자신을 과소평가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첫 번째 도전에 꿈의 학교에
합격했기 때문이다.
대학원을 지원할 당시 이직 시기여서 사실 정시 모집 일정을 놓쳤다. 그래서 추가모집에 지원했다. 면접을 보기 전에 포트폴리오를 간략하게 정리했다. 시각디자인전공에서 내가 보여줄 수 있는 나만의 장점은 무엇일까?라고 생각해 보니, 나는 역시나 브랜딩 쪽에 항상 자신이 있었다. 그래서 브랜딩디자인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정리하고 브로슈어로 제작해서 챙겨갔다.
면접 당시 여름이었고, 너무 덥고 힘들고 긴장돼서 땀이 줄줄 흘렀다. 추가 모집에 지원한 사람은 나 한 명이었고, 교수님들은 면접 때문에 주말에 학교에 나오신 상태였다. 보통 대학원 면접은 5분 이내로 끝난다고 했고 나중에 들어보니 동기분들도 5~10분 이내로 끝났다고 했는데, 상황이 상황이라 그랬는지 나는 40분을 봤다.
딱딱하지 않은 면접 분위기에서 디자인에 대한 가치관에 대해 교수님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때 교수님들께 대학원에 진학할 시 마음가짐에 대해 가볍게 듣기도 했다. 무엇보다 꿈의 학교의 교수님이라니.. 정말 황홀한 기분이었다. 하지만 완벽하게 합격이라는 확신은 없었기에 떨리는 마음으로 결과 공지를 기다렸다. 공지날 회사에 출근해서 합격증을 본 순간, 나는 내적 환호를 질렀다!
대학원에 입학했을 때를 생각하니 추억이 또 새록새록... 2년이 길다고 생각했는데 벌써 1년이 넘게 훌쩍 지난 걸 보니 너무나도 짧은 것 같다. 대학원을 진학하고 나서 느낀 점은 '사촌오빠의 말이 정말 틀린 게 하나도 없었다.'이다. 주변에서 대학원 진학에 대해 많이들 물어보시는데, 항상 그분들에게 말한다. '대학원을 진학할 이유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해 봐.'
대학원은 무엇을 해결해주지 않는다. 내가 연구하고 싶은 분야를 좀 더 집중해서 연구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 준다고 생각한다. 조금 더 다양한 기회를 얻을 수도 있기도 하고. 하지만 기회를 얻든 성장을 하든 모든 게 개개인의 노력이 얼마나 큰지에 달려있다.
어떻게 보면 냉철해 보일 수 있는데, 사실 이렇게까지 생각해 보고 진학하는 게 맞는 것 같다.
그리고 많은 생각 끝에 결심하신 분들은
무서워하지 말고 무조건적인 도전을
하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