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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빛소금 Feb 24. 2022

까불이 팬클럽 회장

까불이 글방 첫 번째 글감

 얼마 전 친구가 양다솔 작가님(이후 까불이) 책을 봤다고 내 생각이 났다고 했다. 같이 사진 찍지 않았냐며 그게 기억이 나서 그랬다고. 그러면서 팬클럽 회장이냐고 그랬다.

21년 10월 27일, 합정 이후북스에서 까불이의 북 토크를 들었다.

 


주옥같은 문장들이 난무하는 강의는 너무 좋았고, 한 땀 한 땀 필기를 열심히 하였다.

글 쓰는 것 = 가장 완전한 형태의 이해

"내가 언제라도 다시 이 기분을 느끼고 싶을 때 이 글을 읽는다"

"친구는 언제나 내 안에서 나를 시끄럽게 한다"

작가님께서는 감사하게도 질의응답 시간에 아버지에 관해/ 스탠드업 코미디에 관해 / 옷 잘 입는 방법에 관한 나의 세 가지 질문에 성심성의껏 다 대답해주셨다.

책방 사장님 덕분에 글쓰기 친구들이 생겼고

케이크는 무지하게 맛있었다.

강의 속에서 추천해주신 것들이 참 많았는데 기억날 때마다 추천받은 것들을 하나하나 실행해 나가 보아야지.


구체적으로 말하지 않는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
같은 것을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이 진정한 우정이다.


 라고 강연을 기록해 둔 것이 있어 추가해본다.


그날 이후 까불이를 북 토크에서만 3번 봤다. 왜냐면 서울 이후북스 다음에 제주 소심한 책방, 제주 다음에 대전 다다르다에서 또 봤기 때문이다.

서울에서는 이후북스 사장님 덕분에 맨 뒷줄에 쪼로로 앉은 세 명이서 글방을 만들었다. 글방 덕분에 주말 이빛소금이라는 것도 만들어 브런치에 주말마다 연재했다. 왜 제주까지 가서 북 토크를 들었는지 의아할 수 있지만 회사에서 마침 제주로 연수를 갔기에 겸사겸사 간 거다. 하필 비행기를 놓쳐서 그 자리에서 18만 원을 끊었고 택시를 차마 탈 순 없어 버스를 타고 가게 됐는데 다행히 북 토크가 끝나기 전에 도착했다. 까불이는 반가워했고 나도 정말 너무 반가웠다. 첫 번째 때엔 어색했는데 두 번째에 사진 찍을 때는 확실히 가까워진 느낌이 들었다. 실은 그때 까불이는 내게 몇 가지를 물어봤고 나도 물어보고 싶은 게 많았는데 주저하고 말았다.(예를 들면 저녁은 드셨어요? 같은) 까불이는 모든 사인을 마치고 화장실에 갔고 나는 책방을 나와 뚜벅뚜벅 버스를 타러 갔다. 제주의 밤은 저~~엉말 까맣고 어둡다. 별은 금방이라도 쏟아질 것 같았다.


대전은 작년 6월에 독서모임을 한 적이 있는데 그때 알게 된 친구가 대전 까불이 북 토크에 같이 갈 사람을 찾고 있었고 마침 시간이 돼서 간 거다. 친구는 실제로는 처음 보는 건데 뭔가 오랜만에 보는 옛 친구 같은 느낌이 들었고 까불이는 이쯤 되면 옆에 따라다녀야 하는 것 아니냐고 장난을 쳤다. 까불이는 정말 말을 잘한다. 어떻게 저렇게 사람이 쉴 새 없이 재밌는 말을 하지? 신기하고 그런 재능을 나도 배우고 싶다. 대전에서 친구와 한식을 먹고 한과도 먹었다. 친구는 대전까지 와줘서 고맙다고 책을 선물해줬다. 친구가 서울에 온다면 그땐 내가 책을 선물해주기로 약속했다.


서울, 제주, 대전, 다시 또 서울.

맨 처음으로 돌아가 서울에서 북 토크가 끝이 나고 가난해지지 않는 마음 케이크를 노나 먹으면서 까불이와 대화를 나눴다. 까불이는 내 책을 알고 있었다. 책 이름이 [엄마는 양념게장 레시피도 안 알려주고 떠났다]이고 엄청 긴데 그걸 5글자 ‘엄. 양. 레. 안. 떠’로 줄여서 말해주어서 신박했고 알고 있어 줘서 고마웠다. 나는 전자책만 냈었는데 까불이는 종이책도 꼭 내라고 진심으로 응원해줬다. 올 해는 꼭 종이책을 내고 싶다. 그래서 까불이 글방에  갔다. 나는 친구가 붙여준 까불이 팬클럽 회장이라는 별명이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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