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이빛소금 맛보기
저는 자칭 책욕심꾸러기입니다. (아직 타칭까지 되려면 멀었습니다) 최근 새로 사귄 친구가 책을 추천해달라고 하여 책을 추천해 주다 영감을 받아 이 글을 씁니다. 제가 책에 관심을 두게 된 건 20대 초반입니다. 너무 오래돼서 자세히 기억나진 않지만 ‘다독’에 꽂힌 것은 확실히 기억합니다. 책이 이해가 가든 가지 않든 1년에 100권 읽기라는 목표를 세워 그 해에 100권을 읽었습니다. 그 덕분에 자연스레 책이 좋아져 버렸습니다.
지금까지 가장 많이 읽은 책은 [보도섀퍼의 돈]입니다. 아마 16번 읽었을 것입니다. 처음에는 권수 채우기에 급급했다면 시간이 지나니 책을 읽고 실천해야지 읽기만 하면 남는 게 없겠단 생각이 들더군요. [보도섀퍼의 돈]에서 저자인 보도섀퍼 씨는 빚을 갚기 위해 8개월간 하루 5천 원으로 살았다고 했습니다. 이 책을 16번이나 읽은 저는 이 부분을 매우 인상적으로 읽었고, 금액은 하루 1~2만 원 쓰는 것으로 과거에 몇 번 시도를 한 적이 있었습니다만 실패하고 또 실패했는데요.
24일간 24만 원 지출하기(하루 1만 원 지출) 역시나 이번에도 실패입니다.
=========24년 7월 19일 하루 지출 비용 ==========
글을 쓰러 간 카페에서 시그니쳐 메뉴 쑥이 들어간 라떼 6,500원.
배가 고파서 잔치국수와 돈가스를 같이 파는 식당에 가서 그 메뉴 10,000원.
글 쓰러 간 카페에서 집중 못 하고 다시 새롭게 간 카페의 아이스 아메리카노 3,500원
2014년에 생겼는데 이제서야 오게 된 국립한글박물관에서 너무나도 이쁜 공책이 2,000원밖에 안 해서 2개나 사서 4,000원.
친구 만날 시간보다 여유시간이 남아서 서점에 갔다가 집어 든 책 17,000원.
스타벅스 기프티콘 쓰고 추가 결제금액 5,200원.
총지출은 46,200원이네요.
하루 1만 원 지출로 잡게 된 이유는 쉽게 쉽게 쓰게 되는 신용카드도 없앴고, 맥북이 고장 나 수리 비용이 38만 원이 들었고요. 글을 쓸 작업실을 구해 작업실 보증금이 23만원을 지불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많이 써 버린다고요??? 좀 심했다 그죠?)
왜 저는 하루 1만 원 쓰기라는 계획을 세워놓고 하루 만에 그걸 깨트려버린 걸까요? 조금 현실감이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마음은 굴뚝같은데 몸이 따라주지 않는 그런 실정인 것 같군요. 어찌되었건 이번에는 또 실패이지만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절치부심해서 1만원 보다는 좀 높은 금액으로 책정해서 다시 시도해 보렵니다.
그렇다면 제가 잘하고 재밌어하는 건 무엇일까요? 글쓰기, 사진 & 영상 찍기, 책, 여행, 영화, 사람… 이런 것들이거든요? 그걸로 돈을 버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전자책을 출간하는 것이 있습니다. 포스타입같은 플랫폼에 유료 연재 글을 쓰는 방법도 있습니다. 유튜브에 영상을 올리는 방법도 있죠. 실제로 그렇게 먹고 살고 계신 분께 직접 도움을 구하는 방법도 있을 것입니다. 전에 한 번 그렇게 해본 적이 있습니다. 글쓰기 모임을 열었고, 성공적으로 진행이 되었지요. 지속하지 못한 게 아쉽지만, 이제라도 다시 시작하면 됩니다. 용산에 위치한 카페에 갔다가 마침 국립한글박물관 전시를 관람해야겠다 싶어서 갔습니다. 유튜브를 다시 해보려고 전시를 구경하며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작가가 독자에게 다이렉트로 글을 써 메일을 보내주는 메일링 서비스도 8월에 작업실 등록 후 다시 시작해보려 합니다. 블로그에 글을 올려서 블로그 체험단, 기자단으로 생활비를 아끼는 방법도 있습니다.
전 알고 있었습니다. 알면서도 하지 않았어요. 하지만 이렇게 글을 씀으로써 깨달았습니다. 깨달았고, 반성하고, 다시 시작하면 됩니다.
작년엔 준비 하나도 없이 무턱대고 퇴사했다고 하면 올해는 그래도 하반기 동안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그때만큼 힘들진 않을 것입니다. 하루하루 충실하고 알차게 보내 내가 잘하고 좋아하는 것으로 돈을 버는 방법을 마련한다면 그 이후에 회사에 가지 않고도 살아남을 수 있을 것입니다. 하나씩 천천히 차근차근 전략과 전술을 잘 세워서 무소의 뿔처럼 나아가겠습니다. 사람이 물렁물렁하면 안 될 것 같습니다. 송곳처럼 아주 날렵하고 꼼꼼하게 파고들어야 할 것입니다.
이제 더 이상 저는 물렁물렁한 사람이 아닙니다. 깡깡한 사람으로 거듭날 것입니다. 이렇게 감응의 글쓰기 수업을 듣는 덕분에 깡깡한 사람 자격 조건 +1점 획득했습니다. 하하하하하.
깡깡하다
‘단단하다’의 방언(전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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