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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롭지 않은 밤에

잠들기 전 쓰는 일기

by 이빛소금

곧 있으면 자정이다.


출근을 했고 퇴근을 했고 집에 와서 씻고 머리말리니 이 시간. 외롭지 않은 감정을 느끼니 기분이 좋다.


내일은 아침 8시 출근이다.


목을 뒤로 꺾으면 목이 여전히 통증이 심하다.


옆에서 냉장고 소리가 들린다. 냉장고 안엔 김치가 세 통이나 있다.


추석연휴에는 언니를 만났고, 권사님을 만났고, 아빠와 새어머니를 만났다.


아빠와 새어머니를 만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엔 집에 오기 싫었고, 외로웠다.


해서 사랑고모에게 전화를 걸어 집에 들어가기 싫다고 하니 고모께선


"연휴가 길어서 그렇지."라고 했다.


그래서 어떻게 했더라?


생리기간도 아닌데 자꾸만 술이 먹고 싶어 술을 먹었던 거 같다.


오늘? 오늘도 예외는 아니다 퇴근 후 집 근처에 새로 생긴 타코가게에 가서 민생쿠폰으로 타코를 사 먹었고, 집에 가려는데 냉장고를 보니 빅웨이브 맥주가 있어 그걸 사가지고 집에 왔다.


은중과 상연을 보다 졸다 하다가 줌미팅 시간을 놓쳐 전화를 받고 황급히 참석했다.


미팅을 마치고 이불을 빨고 샤워를 했다.


브런치에 글을 쓰게 된 건 친구가 브런치에 글을 쓰고 나서 링크를 보냈기 때문이다.


연휴에 다 이루어질 지니와 은중과 상연을 봤다 보면서 느낀 생각은 나는 정말 할 이야기가 많은 사람이라는 거다. 그런데 자꾸만 글을 쓰지 못했고, 이제는 쓰려한다.


작년엔 단편소설 2편도 썼고, 일간 이빛소금 연재도 다시 했었다.


올해는 어땠나?


올해도 참 힘든 한 해였지.


아,


안성에서 아빠와 새어머니를 만나고 돌아오는 길에 이런 생각을 했다.


내가 이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는데 왜 나는 내가 혼자라고 생각하고 나를 동굴 속에 가뒀었을까?


이제는 죽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다.


살고 싶다.


내 소망인, 글을 쓰며 자유롭게 여행하며 사랑하는 사람들과 행복하게 사는 삶.


그 소망을 이룰 거다.


새어머니께선 내게


"소영아 건강 챙겨, 네가 건강해야 남도 챙길 수 있는 거야."

라고 말해주셨다.


회사에서 동료는 내게


"전혀 하나도 부족한 것이 없어요."

라고 말해주었다.


나는 있는 그대로 빛이 나고 정말로 필요한 존재다.

나는 쓸 거다.

부족하지 않다.

나는 쓸 거고 쓸 거고 쓸 거다.


계속해서 쓸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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