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 이빛소금 / 서평 ] 2024.08.21. 水
자주 혼자 있는 사람은 내 생각의 근원에 자연스레 가닿게 된다. 타인에게 맞장구칠 필요가 없기에 내 감정에 충실하게 된다. 이런 ‘나’는 사회에선 ‘아싸’지만 자기 자신에게만은 ‘인싸’다.
[이 정도 거리가 딱 좋다] 황보름 에세이 중에서
예전의 나는 친구가 꽤 있었고, 친구 생각이 나면 바로 연락했다. 요즘의 나는 친구가 거의 없고, 친구 생각이 나도 생각만 해버리고 마는 경우가 더 많다. 대신 먼저 연락이 온 친구에겐 내 마음을 꼭 표현한다. 연락 줘서 고맙다고. 연락을 따로 하진 못했지만 늘 너의 생각을 했다고.
우연히 어느 철학자가 생각하는 친구의 의미를 접했다. 친구가 갑자기 사라져도(예를 들어 유학하러 간다거나) 괜찮은 상태라고 했다. 갑자기 사라져도 응원을 해줄 수 있는 사이라고 했다. 나는 친구가 갑자기 사라지면 세상이 무너질 것만 같았던 사람이었기에 새로웠다.
내향적인 사람이 은신처에 숨은 고양이라면, 외향적인 사람은 항상 사람이 쓰다듬어주길 바라는 강아지와 같다.
내향적인 사람과 외향적인 사람은 화학물질의 차이 탓에 생긴다. 선호나 성격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의 두뇌가 그렇게 프로그램된 것이다.
[혼자 있고 싶은데 외로운 건 싫어] 제4장 이게 다 뇌 때문이다 중에서
한 때 나는 EEEE의 사람이었다.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7일 내내 사람들을 만나고 다녔다. 지금의 나는 매일같이 만날 사람도 없고 돈도 에너지도 없다. 책 내용대로라면 내 뇌 속의 화학물질이 변화한 것일지도. MBTI가 유행하기 전부터 성격에 대해 궁금한 게 많아서 자주 검사를 하곤 했는데 10번 검사하면 10번 다 E유형이 나왔다. 그러다 책을 출간하면서 책 만드는데 집중하느라 사람을 만나지 않는 기간이 길어지고 코로나를 겪으면서 I로 변화했다. 최근 검사했을 땐 다시 E로 돌아왔다.
당신이 외향적인 성격의 사람이라면 온종일 좁은 곳에 틀어박혀 있는 건 고역일 것이다. 소통의 기회가 많은 일을 하거나 많은 사람과 접할 수 있는 취미활동을 하면서 현재를 즐겁게 지내자. 당신이 만약 내향적인 성격이라면 삶에 외향적인 영향을 더 많이 받아들이는 사회활동을 늘려가자. 그럴 때 인생이 더 즐거울 수 있고, 다른 사람과 소통하고 친해지는 방법도 효과적으로 배울 수 있다.
[혼자 있고 싶은데 외로운 건 싫어] 50쪽 중에서
아무도 없는 집에서 글을 쓰는 게 잘 안되고 자꾸 침대로만 가고 싶어서 카페로 출근했다. 카페에서 혼자 글을 쓰는 것도 생각보다 일이 진척이 잘 안됐다. 스터디카페에도 한번 가봤는데 나와는 영 맞지 않아서 그 이후로는 한 번도 가지 않았다. 그러다 글쓰기 메이트를 모집해서 함께 썼다. 어떤 날은 인스타그램에서, 또 어떤 날은 당근마켓에서. 독서 모임에서 알게 된 분과도 주말에 카페에서 만나 각자 소설을 썼다.
중요한 건 내가 외향적인 사람인지 내향적인 사람인지 양향적인 사람인지 아는 것이다. 책 제목처럼 혼자 있고 싶은데 외로운 건 싫다. 작업실에서 글을 쓰고 있는데 작업실 동료분의 강아지가 내 마음을 읽고는 내 품에 쏙 들어와 안착했다. 나를 알아가는 시행착오의 과정에서 작업은 더 잘되고 외로움은 덜해졌다.
[일간 이빛소금 / 서평 ] 2024.08.21. 水 : 나를 알아가는 시행착오의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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