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 이빛소금 / 이야기 ] 2026.01.14. 水
나는 오늘, 하나를 또렷하게 깨달았다.
“적당히 해서는, 평생 적당한 인생만 산다.” 그래서 결심했다.
나는 오늘부터, 작가로 미치기로 했다. 2021년에 [엄마는 양념게장 레시피도 안 알려주고 떠났다] 라는 책을 출간한 적이 있다. 다만, 전자책으로만 나와서, 손으로 넘길 수 있는 종이책으로 새롭게 세상에 내보내고 싶다는 마음을 오래 품어왔다. 작년 여름부터 조금씩 출판사에 투고를 했다. 대략 250군데 정도.
그 과정은 녹록지 않았다. 초반에 연락이 온 곳들 대부분은 작가에게 돈을 요구하거나 최소 물량을 구매할 것을 조건으로 내세웠다. “작가님이 200부만 선구매해 주시면요…” “출판비를 일정 부분 부담해 주셔야 합니다….” 그런 제안들은 모두 거절했다. 내 책이 ‘돈 내고 사서 내보내는 책’이 아니라, ‘함께 믿고 세상에 내보낼 만한 책’이라고 생각했으니까.
그러는 와중에 두 군데 출판사와 인연이 닿았다. A출판사는 이메일로 세부논의 중이고, B출판사에서는 미팅 제안 메일이 왔다.
작가님 안녕하세요. B출판사 C 대표입니다. 먼저, 소중한 원고를 저희 B출판사에 투고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작가님의 작품을 흥미롭게 잘 읽었으며, 출간과 관련한 구체적인 논의를 위해 미팅을 제안드리고자 합니다. 아래 두 가지 일정 중 작가님께서 편하신 시간을 알려주시면, 미팅 장소를 안내드리겠습니다.
• 1월 19일 오전 11시
• 1월 27일 오후 14시
편하신 일정 회신 기다리겠습니다.
B출판사 C 드림
보통 거절 메일은 정해진 문법이 있다. ‘귀한 원고 보내주셨는데 긍정적인 답을 드리지 못해…’ ‘2027년까지 모든 출간 계획의 차 있는 상황입니다…’ ‘저희 출판사와는 원고 성격이 맞지 않는 듯해…’ 그래서 이번 메일은, 더 믿기지 않았다. 즉시 답장을 보냈고, 바로 오늘. 미팅을 다녀왔다. 1차 미팅은 성공적이었다. 2차 미팅을 하기로 했다. 대표님, 본부장님과 미팅을 하며 느꼈다. ‘아, 이 분들. 내 이야기를, 나의 인생을, 내 책을 진심으로 대해주고 있구나.’ 이미 소금의 이야기를 응원하는 사람이 되었다.
대표님이 물었다. “작가님 팬은 몇 명 정도 되세요?” 나는 “300명 정도요.” 이 어디에서 나오는 근자감(근거 없는 자신감)인가 싶었지만. 참일 거라 생각한다. 내 글을 읽고, 응원하고, 기다려주는 사람들이 분명히 있다. 실은 근거가 있다. 블로그 903명, 브런치 367명, 인스타 2,487명, 스레드 691명, 유튜브 130명, 그리고 일간 이빛소금 누적 구독자 99명. “책이 잘 팔리려면 플랫폼 팔로워 1만 명 정도는 필요하다”는 말도 들었다. 가능하냐고 물었고, 나는 또 말했다. “가능합니다.”
조금 걱정되지만, 목표와 목적이 있으면 할 수 있다. 돌파구를 찾을 것이다. 만드는 사람은 결국 만든다. 글이든, 그림이든, 사업이든, 관계든. 나는 250번 거절당하면서 깨달았다. "거절은 내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아직 나와 맞는 사람을 못 만났기 때문이었다." 그러니 당신이 만드는 것도 포기하지 마라. 당신과 맞는 사람은 분명히 있다. 사실 오늘 미팅에서 가장 크게 와닿은 말들은 이렇다. “작가로 살고 싶다면, 정말 미쳐야 해요.” “찐 팬 1,000명. 그게 생존 방식이에요.” “이 책, 제대로 준비하면 충분히 터질 수 있어요.” 그 말을 듣는데 이상하게 마음이 뜨거워졌다.
나는 이미 많이 잃어본 사람이다. 엄마가 갑작스럽게 떠났고, 그 이후로 방황했고, 헤맸고, 다시 길을 찾아 가고 있다. 그렇다면 이제 남은 건 단 하나다. 해보는 것, 끝까지 가보는 것. 그래서 오늘, 나는 결정했다. 나는 더 이상 ‘될까?’를 생각하는 사람이 아니라, ‘되게 만드는 사람’으로 살기로 했다. 책을 물성이 있는 종이책으로 다시 세상에 내보낼 것이다.
300명 앞에서 북토크를 할 것이며, 1만 명을 모을 것이다. 이미 나는 그 곳에서부터 왔다. 미래에서, 잘 버티고 잘 해낸 내가 지금의 나에게 말한다.
소금아, 결국 넌 해냈어. 너를 의심하지마. 넌 결국 다 해낼 거니까. 너를 믿고, 잘 보살피고 다독여줘. 지금껏 잘해왔고, 앞으로도 잘할 거야 내가 보증해. 사랑한다 우리 소금이.
- 끝 -
[일간 이빛소금 / 이야기 ] 2026.01.14. 水 : 나는 오늘부터, 작가로 미치기로 했다 일간 이빛소금 日刊 李빛소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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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빛소금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