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 이빛소금 / 이야기] 2026.01.30. 金
오늘 아침에는 조성모 – 〈그대 내 맘에 들어오면은〉이 생각나서 들었다. 조성모 음색은 참 부드럽다. 사람 마음을 천천히 만지는 소리랄까. 시아준수와도 조금 닮은 결이 있다. 어젯밤엔 잠이 오지 않아 전자책으로 김종원 – 『글은 어떻게 삶이 되는가』를 끝까지 읽었다. 음악, 책, 이런 것들이 좋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이런 것들이 나를 버티게 한다.
우리는 꽤 좋은 시대에 살고 있다. 스트리밍 앱만 켜면 듣고 싶은 음악이 바로 나오고, 보고 싶은 영화는 넷플릭스에 있다. 읽고 싶은 책이 생기면 도서관에 가서 빌리면 된다. 돈이 많지 않아도, 멀리 가지 않아도, 삶에서 잠깐 숨 돌릴 틈은 여전히 여기저기 남아 있다. 요즘 나는 그런 틈에 자주 기대 산다.
그러다 보니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 조금씩 선명해진다. 취향을 갖는 것은 삶의 해상도를 높여주는 것과 비슷하다. 무채색이었던 세상에 빨간색이라는 색이 들어오고, 또 파란색. 나의 취향들이 견고해질수록 인생은 더 풍성해질 거라고 본다. 그래서 나에 대해 많이 알아두는 게 좋다. 내가 어떤 음악을 좋아하는지, 내가 우울할 때는 어떻게 하면 기분이 나아지는지. 말하자면 ‘나 사용법’을 만들어두는 거다.
한 지인이 그의 ‘나 사용법’이라며 보여준 적이 있다. 어떤 상황에 본인이 무엇을 하면 나아지는지 정리해 둔 표였는데, 꽤 실용적이었다. “저도 해볼게요,” 해놓고 아직 못했는데, 오늘 이 글로 대신해보려고 한다.
우울하고 무기력할 때–
신나는 음악 듣기.
산책하기.
에너지를 주는 친구에게 전화하기.
글 쓰기.
샤워하기.
영화 보기.
책 읽기.
편의점 가서 맛있는 거 사 먹기.
(절대 술은 안 된다.)
왜 술은 안 되냐면, 술은 기쁠 때 마셔야지 슬플 때 마시면 더 슬퍼지고 상황이 안 좋아질 가능성이 높다. 경험상 그렇다.
견고하게 쌓아 올린 나의 취향과 나 사용법은 누구도 따라 할 수 없는 나만의 생존 매뉴얼이 된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
그리고 이왕이면 음악이라면 어떤 음악, 영화라면 어떤 영화. 최대한 구체적으로 적으면 더 좋겠다. 그래야 나중의 내가 바로바로 나 사용법을 보고 헤매지 않고 즉각적으로 실행으로 옮길 수 있을 테니까?
-끝-
[일간 이빛소금 / 이야기] 2026.01.30. 金 : 나 사용법
p.s 주말 잘 보내시고요. 이제 일주일 뒤면 일간 이빛소금 연재가 끝나네요. 시간 정말 빠르죠.
여러분도 여러분만의 나 사용법을 만들어보시길 바라요. 우울하고 무기력할 때 말고도 다른 카테고리 생각나는 거 있으면 언제든 공유해 주시고, 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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