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힘이 되어주는 음악

아마도 - 10cm

오 어쩌다가 날이 밝아도
달라질 게 없다는 진실은 여전하고
오 하루 종일 딴생각하면
뜬 구름만 잡다가도 새벽을 맞이하네


내가 이렇게 하루를 보내고 내일을 시작한다 하더라도, hell duty 뛰어야 한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영어공부를 어찌해야 하지? 토익 칠백 만들어야 하는데 공부할 시간이 없다. 이것도 핑계겠지. 하고 있는 중국어 공부 하루라도 미루면 안 되는데. 아, 벌써 한 시간이나 지났어. 잠 온다. 나도 앉아서 일하는 직업 하고 싶다. 그냥 평범하게 사무실에서 근무할래. 야근해도 좋으니 제발 삼 교대 안 하고 싶다. 얼마 전에 공장 전단지를 찍어뒀어. 상근직이더라고. 아줌마들 텃세 쌩까고 일만 하면 시간 금방 가는데. 일한 만큼 돈도 나오고. 음, 혈액원 좋지. 그런데 18G 니들 다뤄야 해서 싫어. 환자한테 놨다가 fail 하면 그것도 못할 짓이야. 건강보험공단 가고 싶은데 토익이 안되네. 좀 따둘걸. 나도 남궁인 의사처럼 멋진 수필가 하고 싶다. 그런데 현실은 시궁창이야. 부정적인 생각 하면 안 된다고 내가 듣고 있는 인강 선생님께서 말씀하셨어. 하지만 나는 천성이 이런 걸. 못 바꿔.


뭐, 이런 류의 생각만 하다가 날을 새는 경우가 많다. 겨우 잠들까 싶으면 가위에 눌리고, 얼마 전에는 환청까지 들렸다. 사람 시체를 봐도 꿈쩍 않던 나인데, 그건 어찌나 무섭던지.


우 난 오늘 같이 좋은 날에도
우 이 작은 방에 혼자 있는 다 해도 오오
매일매일 버티다 보면
나에게도 돌아오려나
아마도 아마도
웃고 울고 참다가 보면
언제 가는 나아지려나
아마도 아마도


내가 하고 싶은 말이다. 매일매일 버티다 보면 진짜 돌아오려나? 매일마다 인간 취급 못 받으면서 일 하는데. 혼자서 이리저리 뛰어도 센스 없다는 말만 듣고, 사소한 일에 등짝을 세게 맞아도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여기는 철저한 군대식 조직이니까. 엄마에게 털어놔도 그만두면 네가 loser이라며 닦달한다. 나는 부모에게도 외면받은 존재. 그냥, 내 인생이 잘못된 것인가? 내가 잘못 태어난 건가? 그렇다고 죽으면 내가 er이나 icu에서 봤던 수많은 환자처럼 될까 그게 두렵다. 나는 아직 살고 싶은가 보다. 그냥 참는 게 내가 유일하게 할 수 있는 것이다.


오 어쩌다가 거울을 보면
억지로 웃어봐도 얼굴은 멋지지 않고
오 하루 종일 창문을 열어
바람을 맞다가도 내일을 생각하네
우 난 오늘같이 좋은 날에도 우우
우우 이 작은 방에 혼자 있는 다 해도 오오
매일매일 견디다 보면
나에게도 떨어지려나
아마도 아마도
웃고 울고 달리다 보면
언젠가는 사랑하려나
아마도 아마도
어젯밤도 오늘 밤도
매일 꿈만 꾸다가 들려오는 한마디
난 다시 눈을 뜨고
매일매일
버티다 보면
나에게도 돌아오려나
아마도 아마도 (x3)
언젠가는 나아지려나
아마도 아마도


하늘이 티 없이 맑아도, 부슬부슬 비가 내려도, 소복소복 눈이 쌓여도 나에게는 별 의미 없는 날이다. 내일 출근을 해야 하는 사실은 변함이 없으니까. 이렇게 견디다 보면 나도 나아지려나? 더 좋은 환경에서 일할 수 있을까? 남을 돕고자 하는 내 신념을 이룰 수 있을까? 내가 얼마 전에 여사님한테 말했었다. 나는 꿈이 많은 사람이라고. 글 쓰는 것을 좋아해서 내 이름으로 된 에세이도 쓰고 싶고,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보는 것도 좋아하고, 그냥 누군가에게 의미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지금 이 환경에서는 나 자신조차 돌보지 못하겠는데. 그저 답답하다. 그래도 한 움큼의 기대를 하며 이 글을 마친다. 언젠가는 나아지겠지. 잠이나 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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