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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잡 뛰는 간호사

고깃집 알바를 하게 된 계기

* 계기

1) 돈이 없다

- 돈을 너무 많이 썼다. 심지어 모아둔 돈도 펑펑 썼다. 이래서 나중에 자립이라도 할 수 있을까?

- 어버이날 선물로 엄마한테 240만원짜리 가방을 사드렸는데 거기서부터도 여기저기 꼬이기 시작했다.

- 동생 라섹 수술비 등등 해서 100만원 가량 빌려줬는데 일년은 지나야 다 받을 수 있다.


2) 알게 모르게 자영업에 관심이 있었다(?)

- 어릴때부터 엄마 자영업 하는 것 보고 자람

- 마리텔 라이브 방송도 볼 정도로 백종원 팬임(자서전도 빌려봄): 이은결이 불끄는 마술쇼를 선보일 때, 백종원도 작게 따라한 적이 있었음. 그 장면을 실시간으로 봤을 정도로 꼬박꼬박 챙겨봤었음.

- 30대 자영업자 이야기라는 유튜브를 구독중임


그러다가 문득 설거지 알바 구한다는 공고를 보고, 일 마치고 가면 딱이겠다는 생각에 전화를 걸었다. 돈도 돈이지만 우리 동네에서는 나름 손님 많은 가게니까, 알바하면서 이것저것 배우면 언젠가는 쓸모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게를 하든 안하든 그건 나중의 내가 결정할 일이지만. 안 맞으면 나는 간호사가 맞구나~ 안도하면 될 일이다. 그리고 내가 늙어서 iv를 놓을때 손이 떨리고 눈이 침침해진다면 대체할 직업도 필요하기 때문에. 설거지 스킬이라도 배우면 나중에 남들보단 앞서지 않을까.  그리고 요즘 우울하고 무기력한데 일하면 그런것조차 잊혀질거라는 믿음이 있었다.


“안녕하세요. 가게 앞 구인 광고 보고 전화드렸습니다.”

“네, 말씀하세요.”

“저는 하루 2000만원 매출인 휴게소 음식 코너 아르바이트를 한 적이 있습니다. 가게랑 집도 걸어서 2분 거리구요.”

“나이가 어떻게 되시죠?”

“20대 후반입니다. 그런데 무슨 요일 구한다고는 안 적혀있던데요..”

“월-일 다 구합니다.”

“저는 매일은 하지 못할 것 같아요.”

“주말에는 가능한가요?”

“네, 가능합니다.”

“혹시 몇 사람 구하시나요?”

“한 명이요. 일단 오늘 한번 나와보세요. 금토일 일 하고 봅시다. 주방 이모한테 말씀드릴게요. 여섯시까지 오세요.”

“저.. 제가 다른 일도 하고 있어서요. 공고에는 7시부터라고 적혀있던데 7시에 와도 될까요?”

“네. 그러세요.”

“네, 7시 까지 가게로 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네.”


이러고 가게에 갔는데 그때부터 헬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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