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일미반점
대구를 수도 없이 들락날락거리는데, 정작 대구 맛집은 몇 번 안 가본 듯하다. 이왕 가는 김에 맛집 한번 가보고 집에 갈까 생각이 들어, 대구역 뒤에 있다는 일미 반점에 가기로 했다.
일단 대구역 정문 말고 후문으로 빠져나와서 앞으로 한 블록 가고 계속 걸으면 나온다. 길치라서 찾는데 애먹었다. 차가 있으면 가기 수월할 듯. 대구역 뒤편을 그렇게 열심히 돌아다닌 건 처음이었다.
사실 길을 몰라서 토박이로 보이는 아저씨한테 길을 물었다. 백 미터가량 앞으로 쭉 가야 나온다고 한다. 사실 계속 걸으면 나올 것 같긴 했지만 내가 찾아가는 곳이 맞나?라는 의구심에 되돌아왔었다. 그 아저씨의 말만 믿고 직진하니
드디어 보인다. 감격의 눈물.
생활의 달인에 나온 곳이라고 한다
들어가려고 하니 주인 할아버지께서 손수 문을 열어주셨다. 솔직히 좀 놀랐다. 이런 곳은 처음이다.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저 문을 통해 바깥을 보고 계셨던 모양이다. )
이 곳의 시그니처 메뉴는 중화 비빔밥이다. 간략하게 ‘중화 비빔밥 한 그릇 먹고 갈게요.’라고 말했다.
그런데 주인 할아버지께서 자꾸 내 주변을 맴도신다. 뭐지? 내가 잘못한 것 있나? 혹시 저한테 하실 말씀 있나요?라고 말하니 일행이 있냐고 물어보셨다. 아니요. 전 혼자 왔어요.라고 말했다. 보통 여자들은 여러 명이서 오는가 보다. 그래서 나 같은 경우가 특이해 보였을지도?
안에 들어가셔서 뚝딱하니 금방 중화 비빔밥이 나왔다.
살면서 중화 비빔밥을 처음 먹어본다. 일단 계란은 반숙이고, 밥에 해산물과 고기가 양념에 볶아져 나온다. 양은 배부르게 먹기 좋았다. 나 뒤에 혼밥 하러 들어온 어떤 남자 손님은 중화 비빔밥 곱빼기를 시켰다.
반숙을 안 좋아하지만 저걸 버리면 뭔가 안될 것 같아서 잘게 잘라서 열심히 비벼먹었다. 계란 맛이 거슬리지 않았다. 맛있었다.
계란 국도 비려서 싫어하는데 그래도 국물 한 입 먹으니 비린 맛도 없이 괜찮았다. 살면서 처음으로 반숙 계란을 클리어했다.
다음엔 다른 메뉴도 클리어해 보고 싶다. 개인적으로 다시 방문할 의사 100%
맛집인데 가게 사장님들이 상당히 친절하셔서 인상 깊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