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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다

오늘 하루 의식의 흐름대로

남사친이 추노했다. 회사에서 전화 열 통이 넘게 왔다고 한다. 마무리는 잘 맺어야 하니, 반장님이랑 전화 통화도 하고 내일 사직서를 쓰라고 했다.


그래도 걔는 재입사라서 회사 시정을 잘 알고 있었다. 나한테 이것저것 잘 알려줘서 고마운 애였다. 지 없으면 심심해서 회사 어떻게 다니냐고 하는데 흠... 뭐 약간 그럴 건 같지만 어쩔 수 없지. 갈 길 잘 가라고 말해줬다.


나보고도 추노하라고 하는데 아직은... 생각중이다. 그래도 나한테 해코지는 안 하는 곳이니 나가도 좋게 나갈 생각이다.




택배 회사에서 삼만구천원가량 입금해줬다. 이건 무슨 돈이지? 길 가다 비숑이랑 눈을 마주쳤는데 무진장 귀엽다. 나도 여건만 되면 애완동물을 키우고 싶다. 개는 배신하지 않는다지.




오늘은 너무 힘든 하루였다. 개같이 일만 한 하루. 오후에 먹은 들깨칼국수는 맛있었다. 조금 덜 뜨거웠으면 좋으련만.



나라에서 코로나 환자 돌볼 간호사를 구하는 공고를 냈다. 하루에 삼십만원. 10일이면 삼백만원, 20일이면 육백만원. 그냥 내 한 몸 희생해서 큰 돈 벌어 봐? 생각했는데 같이 일하는 언니가 목숨이랑 바꾸지 말랬다. 그냥 여기서 일 하라고. 그래, 나는 거룩한 마음도 없고 현실만 찾는 인간인지라 그런 건 못하겠다. 일하는 분들이 대단한 거지.




내가 이 회사는 정직원 시켜 줄 확률이 0.00001%도 안 된다고 말하니, 같이 일하는 언니가 1%의 희망을 품고 살아간다고 말했다. 내가 맞는 거고, 그 언니가 안 맞는 건데 이상하게도 오늘은 내가 틀린 것만 같다. 현실만 바라보고 사는 나도, 밝은 마음에는 지는 것 같다.



이 사람 귀엽네. 저 마음 알 것 같기도 하고.


행복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감사한 하루다.

많은 사람들한테 많은 걸 배우고 있다.

나도 모르는 누군가에게 도움받고 있다.

알게모르게 깨닫는 것들이 많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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