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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일기

댕댕이가 도망갔다가 다시 왔다. 도망가길래 그러려니 하고 내 갈 길 갔는데 나중엔 헥헥거리면서 졸졸 따라오더라. 나한테 그렇게 밀당하면 어쩌자는 거니. 언니한텐 안 통한단다. 그래도 내심 철렁했다. 안 돌아오면 어쩌지, 이러면서. 오늘도 잡혀줘서 고맙다. 언니는 너 때문에 하루하루 사는데... 그렇게 떠나가면 슬프지. 떠나지만 말아주라.




동생이 할머니 한 분 18G fail 해서 hematoma가 생겼다. 그런데 그 할머니는 동생을 계속 부르시더니 바나나 하나 가져가라고 하셨다.


할머니 몸도 안 좋으신데 라인 잡는 거 실패하고 바나나까지 얻으니 어르신께 너무 죄송하다며 눈물이 그렁그렁한 상태로 나한테 말하는데 나도 덩달아 눈물만 줄줄 나왔다.


그러게다. 차라리 아프다고 소리 지르거나 침을 뱉거나 욕이라도 하면 이런 감정은 안 들 텐데 왜 잘해주시냐.. 내 마음이 다 아프다. 할머니 오래 사셨으면 좋겠다. 동생한테 내 몫까지 잘해드리라고 했다.


사실 간호사도 인간이라서 유독 마음 쓰이는 사람이 있다. 나 같아도 그 할머니한테 마음이 갔을 것 같다.


아참, 울 동생. 작년 추석에도, 크리스마스에도, 신정에도 일했고 이번 설날에도 근무할 각이라고 나한테 털어놓는데... 에휴.. 제 동생 오프 좀 주세요! 제발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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