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의 일기
1) 어제 경기도인가 무슨 화재사건?이 있었나보다. 지정헌혈이 너무 많아서.. 헌혈자 수가 백 명이 훨씬 넘었다. 보통 백 명 간신히 넘겨도 많은 건데.. 해도 해도 끝이 없어..
2) 어떤 여자 고등학생이 나보고 ㅇㅇ고등학교에 오신 적 없냐고 묻는다. 저 닮은 사람이였나봐요. 하하. 저는 여기서만 일합니다. 라고 말하니 멋쩍은 듯이 웃는다. + 이 분 채혈할 때 내 앞에 모기가 얼쩡거려서 탁 잡으니 피가 나왔다. 그 학생도, 나도 둘 다 놀랐다.
3) 어떤 군인 채혈 준비를 하는데.. 군인 옆에 있는 헌혈자분 라인을 제거해야해서 양해를 구하고 바늘 먼저 제거하고 다시 왔다. 정신이 없어져서 기념품 어떤 거 고르는 지도 까먹어서 다시 물었다. 제가 정신이 없어서요.. 미안하다 하니 괜찮아요 고생 많으십니다. 한다.
4) 어제는 양부족도, 정맥 천자 실패도 없었다. 딱 한 분 혈관이 수축됐는데 히어로처럼 신급 실력을 가진 선생님께서 해결해주셨다. 정말 대단하셔... 생활의 달인은 헌혈의 달인도 취재하라! 취재하라!
5) 어떤 분이 본인 혈관 안 좋다고 엄포(?)를 놓으셨는데 다행히도 혈관이 좋았다. 만져보니까 쉽게 위치가 바뀌는 성질의 그것이라서.. 잘못 천자하면 실패할 수도 있었으나 그래도 성공했다. 건강 검진 할 때 네번도 찔렀었단다. 아니 도대체 어떻게 하면 이 혈관을 못 찾고 네 번 찌르지? 정말 이해가 안 갔다. 그 건강검진센터를 나를 정규직 시켜주소!!!! 오죽 당했으면 헌혈 간호사한테 그렇게 말씀하실까. 인상 좋아 보이는 분이였는데.
6) 어떤 분 라인 제거하는데 팔에 간지나는 타투가 뙇. 비꼬는 거 아니고 진짜 멋졌다. 본인에 대한 프라이드가 있는 사람 같았다.
7) 혈장 기계 세팅 똑바로 하자. 무게가 안 맞으면 큰일난다 진짜.
8) 기념품 환불하고 다시 체크할 때 주의하기.
9) 주차권 발급하는데 시간 계산이 째깍째깍 안돼서 헌혈자분이 계산 빨리 안되냐고 한마디 하셨다. 죄송해요.. 수학에 약해요.
10) 채혈장 bgm이 성시경 노래였는데 목소리가 장난 아니지 좋았다. 바쁜데도 기분이 좋았다.
쥐어짜보려 해도 생각이 안 난다. 어제는 정말이지 힘든 하루여서 일기 쓸 엄두도 안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