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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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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관병원 외래 다녔을 때도 그렇고,

지금 요양병원 다닐 때도 그렇고,

할머님들에게 보이는 공통점이 있다.


mmse를 할 때 오각형을 따라 그리는 부분이 있다. 그런데 여자 어르신들 대부분 “나는 연필을 안 쥐어봤는데.”, “나는 이런 거 못해.”라는 말씀을 하신다.


아마도 말씀이 연필이지, 배운 것이 없어서 못한다는 뜻이 아닐까.


그래서 나는 연필 쥐는 거랑 상관 없이, 빈 공간에 저 그림 따라 그리기만 하시면 된다고 말한다. 그러면 주저하시다가도 곧잘 따라 그리시는 분도 있고, 인지기능 저하로 조금 다르게 그리시는 분도 있고 그렇다.


할 수 있다, 해보자,된다,라는 말보다

할 수 없다, 못한다, 안된다,라는 말을 많이 들으셔서 스스로 한계를 지으며 살아오셨다는 생각에 마음이 좋지 않았다.


그리고 한편으론 나 역시 알게모르게 그런 한계 속에 살고 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해본다.


인생에 정답은 없다지만 누군가를 위해 희생하면서 본인의 한계를 먼저 생각해야 했던 어르신들의 삶이 슬프게 느껴진 하루였다.


이런 감정에 사로잡히다가도 전화 한통에 하루종일 바빠져서 곧 잊혀졌지만 말이다.


2023.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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