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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학교의 끝이 다가옴

수많은 날을 보내고 벌써 곧 수료다. 열심히 해서 되도록이면 도심 지역으로 쓰자고 초반에 결심했었는데 그건 내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었다.


일단 신규는 기존 직원이 인사이동을 하고 남은 지역에 들어간다. 한마디로 비선호 지역(도 단위라면 인구수 적은 촌지방)에 들어간다는 뜻. 거기다 성적 제일 좋은 사람은 선호지역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은데 역시나 나에겐 해당되지 않았다.


하지만 영원히 거기 사는 거도 아니다.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하다 보면 연고지 가까운 쪽으로도 갈 수 있겠지~라는 생각이 든다. 이제 와서 드는 생각이지만....


여기 안에서는 열심히 못 살았다. 누군가는 일과 끝나고도 운동도 하고 그러는데 나는 그럴 위인이 못 되어서. 반쯤 넋 잃고 하루하루 버틴 거에 가깝다고 해야 하나. 남들보다 체력이 약한 건지 의지가 없는 건지 머리가 쪼개질 듯이 아픈 날들이 많아서 나 자신을 돌아보지도 못하고 살았다. 학생장님은 나만 보면 표정 펴라고 그랬는데. 학생장님은 나보다 몇만배는 더 힘들 텐데 좀 죄송하긴 하다.


진짜 이걸 거치고 소방관이 된 사람들은 대단한 거 같다. 물론 나는 아니고.... 하하. 이게 결론이다. 공기용기 충전하고 계단 오르면서 내내 이런 생각만 들었다.


아참, 정말이지 피티랑 불시출동은 너무 힘들다.


피티만 아니라도 여기 생활이 할만할 지도 모른다. 일과 끝나고도 언제 불시출동이 터질지도 모르니 항상 불안한 날의 연속이였다. 그리고 전기장판만 허용됐어도 밤에 잠 뒤척이지 않고 잘 잤을 텐데. 단체생활이니 어쩔 수 없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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