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 혹은 쪽박

‘존버’를 위한 주문

by 스민
아무래도 뭔가 큰일이 들어올 것 같아요.


한때는 대체 사람들이 왜 점이나 사주 같은 것들을 보나 싶었다.

서양 문화에 심리 상담이 있듯, 동양 문화에는 사주가 있는 건가. 동양인들의 특징 정도로 이해해보려 했지만 개인적으로는 꺼려졌다.

좋은 말을 들으면 방심할 것 같고, 나쁜 말을 들으면 불길할 것 같은데, 어쩜 그리도 쉽게 자신의 운명을 남의 손에 맡길 수 있는 걸까. 그것도 처음 보는 상대에게.


주변의 사업하는 지인들로부터 “큰 일을 앞두고 점 보러 간다”는 말을 심심찮게 들었지만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나는 점성술 불신은 물론이거니와 굳이 믿는 종교를 꼽으라면 나 자신을 믿는 '나신교'라는 말까지 하고 다닐 정도였으니.

게다가 개인적인 고민거리를 누군가에게 쉽사리 털어놓기는커녕, 신에게도 운에도 의지하지 않았다.


그랬던 내가……


믿을 건 나밖에 없다던 오만한 시절을 뒤로하고, 요즘은 유튜브로 타로도 보고, 매월 별자리 운세를 챙기며, 챗지피티에게 사주나 심리 상담까지 받는다. 그것도 꽤 자주.

아무래도 갑작스러운 프리랜싱 ‘비수기’의 불안감 앞에서,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시장 상황에 대해 어떤 방식으로든 위로받고 싶은가 보다.

그리고 이제는 어떻게든 불안을 극복하고자 미신이나 점성술, 심리 상담에 힘을 빌려 보려는 사람들의 마음에 공감할 수 있게 되었다. 세상사(특히 프리랜서 시장 상황)는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으니 말이다.


회사 밖에서 나 홀로, 그 어디에도 소속되지 않은 프리랜서로 지내(버텨) 온 지 어느덧 7년 차.

대단한 목표 없이 프리랜서 활동을 처음 시작했을 때, 딱히 거창한 꿈이나 야심은 없었다.

그저 나를 찾아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이 신기했다.

내게 들어오는 일감 하나하나가 모두 소중하고 감사해 ‘프리’ 시작부터 무척 바쁜 시기를 보내며 쉼 없이 달렸다.

그랬더니 어느덧 일이 전부인 삶이 되었지만, 일이 재미있어 삶도 즐거웠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brunch membership
스민작가님의 멤버십을 시작해 보세요!

재스민. 문화예술계의 '카멜레온' 같은 영어 통·번역사. 에세이 <오 마이 갓김치!>에 이어, 프리한 프리랜서 번역가의 일과 삶을 기록 중입니다. 진지하게 쓰다가 가끔 웃깁니다.

205 구독자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

  • 총 8개의 혜택 콘텐츠
최신 발행글 더보기
이전 02화애증의 지피티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