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하기 전에
자잘한 아르바이트를 제외하고, 직장생활이라 부를만 한 경험은 두 번이었다. 처음은 13년 전, 내가 아직 새파란 20대 중반에 입사한 일본계 중소기업, 다음은 약 5년 전 입사한 한국 중소기업이다. 두 회사의 특성은 극과 극일 정도로 달랐고, 그 차이가 경영진들의 마인드에서 비롯된 것임을 알았다. 그렇다면 마인드의 차이는 어디에서 오는가. 적어도 내가 겪은 바로는 경영진들이 속한 나라의 문화와 분위기에서 시작된다. 그 '차이'를 브런치에 풀어보려고 한다.
시작하기 전에 일러두고 싶은 것은,
첫째, 이것은 어디까지나 필자가 겪은 일들의 범주에 불과하다.
모든 내용이 내가 보고, 듣고, 겪은 일들로 엮이는 내용이기 때문에 다분히 주관적일 수 있다. 어떤 부분에서는 독자의 공감을 사겠지만, 그렇지 못한 내용이 있을 수도 있다. 그러므로 정답이 아니다. 혹여 본문 중에 필자가 단정적으로 결론짓는 부분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 역시 지극히 개인적인 결론이라는 점을 일러둔다.
둘째, 특정 나라에 대한 찬양이나 비하가 아니다.
앞으로 전개할 내용 그 어디에도 특정 나라를 찬양하거나 비하할 의도가 없음을 밝힌다. 내용의 특성상 그렇게 보일 수도 있을 거라는 노파심이, 이 내용을 연재하겠다고 마음먹은 순간부터 지금까지 걱정거리로 남아 있었다. 비교군에 들어 있는 나라가 내 나라와 워낙 민감한 관계를 가진 곳이기에 작가의 의도가 그렇지 않더라도 독자가 그렇게 받아들일 수 있을 여지가 충분하다. 그러나 비교 중에 있는 그 주제 자체에 대한 필자의 입장일 뿐, 특정 나라에 대한 감정은 없다.
셋째, 모든 것은 내 나라, 대한민국의 기업이 조금이라도 더 발전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쓰인다.
대한민국 전체 노동인구 중 대기업에 종사하는 비율은 극소에 불과하다. 훨씬 많은 수가 중소기업에 종사하며 생활을 유지하고 있고, 그렇기에 대한민국 중소기업은 더 발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세계 10대 선진국이라는 명성을 얻은 대한민국이지만 내가 겪었고, 혹은 내 지인들이 겪고 있는 중소기업의 문화 실태는 참담하기 그지 없다. 아직 많은 중소기업의 '여'직원들이 상사가 마시고 싶다는 이유로 커피를 타고, '남'직원들이 상사가 원해서 가기 싫은 술자리에 끌려간다. 많은 중소기업의 대표들은 회사의 이윤으로 매해 자신의 연봉을 수백씩 올리고 직원들에게는 매출이 떨어져 동결이라는 통보를 서슴지 않는다. 상사라는 핑계로 찍어누르고, 부하라는 이유로 부당해도 입 한 번 열지 못하고 무조건 받아모셔야 하는 일은 더 이상 없기를. 하나씩이라도 줄어들기를. 모두가 인간적으로 존중 받기를.
간절히, 아주 간절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