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감에 치이는 인생
딱 한 달만에 브런치스토리를 열었다. 소소한 변명을 해보자면 마감을 맞추느라 바빴다. 계약한 차기작 마감은 8월 31일이었는데, 도저히 맞출 수가 없을 것 같아 출판사와의 협의로 1주일을 미루어서 드디어 어제, 송고했다.
글쓰기를 게을리한 것은 아니다. 하루 5천 자, 많게는 1만 자를 써내는 날도 있었다. 다만 8월이라는 이유로 어느 날 갑자기 들이닥친 '빠질 수 없는 일정'들을 소화하는데 시간을 써버리는 바람에 쓸 수 있는 날들이 적어진 것이 문제였다.
덕분에 충실하고자 했던 계획이 뒷전이 되었다. 1순위가 집필이 되어 버리니 운동이고 뭐고 다 때려치우고 작업 방에만 앉아 있는 일상이 이어졌다. 수면 패턴도 엉망진창이 되었다. 글쓰기를 전수하시는 교수님들도, 출판사 담당자님도 밤샘 작업은 피하라고 하는데 마감에 쫓기는 작가 처지로는 그게 참 쉽지가 않다.
컨디션 난조는 피부로 느낀다. 지금도 어딘가 몽롱한 상태로 마감하느라 미뤄둔 수업을 건성으로 듣고 있다. 시험 기간에 벼락치기 할 생각하면 머리가 아프긴 한데 어쩌겠나. 맑지 못한 머리가 교수님들의 주옥같은 강의를 듣는 족족 튕겨내는데.
내가 이렇게 엉망으로 한 달을 보내는 동안 구독하는 작가님들은 멋있게 살고 계셨더라. 밀린 피드 확인하면서 감탄밖에 나오지 않았다. 이런걸 ‘갓생’이라고 하는 건가.
나도 작가님들처럼 갓생 살고 싶다. 찌들어 사는 거 말고. 그래서 오늘은 오랜만에 외출을 해볼까 한다. 바람 좀 쐬면 아, 나 사람이었어, 싶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