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은 처음이지만, 잘 키워보고 싶어
한 달 동안 송이는 매일 약을 챙겨 먹었다. 엄마랑 나, 동생이 매번 끼니때마다 쿠싱증후군약과 당뇨약을 챙겨줬고, 간식도 신선한 야채로만 먹이면서 관리를 열심히 하도록 했다. 퇴근하고 나면 다 같이 산책을 하면서 송이가 충분히 건강해질 수 있게, 아프지 않을 수 있게 온 신경을 쏟았다.
한 달 동안 약을 먹이고 나서 검사하는 날이 날이 됐다. 약을 먹이고 4시간 이내에 병원에 내원해야 한다고 해서 약 먹고 나서 1시간 정도 후에 병원으로 갔다. 지난번처럼 혈액 검사를 하고, 병원에서 결과가 나오기만을 기다렸다. 열심히 관리했으니 수치가 더 나아지겠지, 나아져야만 해라고 생각하고 온갖 신께 빌면서 기다렸다. 제발 송이가 아프지 않게 해달라고, 약을 먹지 않아도 되게 해달라고 빌고 빌었다.
결과가 나왔을 때, 나는 송이한테 미안해서 몸 둘 바를 몰랐다. 아무것도 모르는 송이는 집에 가고 싶어서 덜덜 떨면서 엄마랑 나를 쳐다보면서 낑낑거리기 바빴다. 수의사 선생님께서는 위로로 "요즘에 약이 잘 나와서 쿠싱증후군이 생겨도 아이들이 오래 살 수 있어요."라고 하셨다. 하지만 별로 위로를 받는다는 느낌은 없었다.
쿠싱증후군과 당뇨약을 추가로 더 처방받고, 목줄을 하고 집으로 왔다. 병원에 갈 때는 덜덜 떨고 안 가려고 버티던 송이가 집에 갈 때는 앞장서서 빠르게 걸어갔다. 엄마께서는 송이가 아픈 만큼 더 사랑해 주고, 우리가 잘 돌봐주면 된다고 하셨다. 그래도 송이한테 미안한 마음은 나아지지 않았다. 내가 잘못 키우고, 몰라줘서 아파졌다는 생각이 들어서 집에 가는 내내 마음이 무거웠다.
집에 도착해서도 사료랑 약을 챙겨주면서 미안한 마음이 가득했다. 송이는 그저 밥을 먹을 수 있다! 하는 마음에 신나서 사료를 먹는 것 같았다. 그날따라 송이의 가슴이 부풀어 있던 게 더 눈에 띄었다. 그동안 숨쉬기 힘들어서, 쿠싱증후군에 걸려서 술통형 흉통이 되었는데 이것도 못 알아봐 줬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미안했다.
어쩌면 강아지는 인간과 가장 가깝고, 인간의 마음을 가장 잘 알아주는 반려동물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송이는 내가 우울해하는 걸 알아채고 괜히 더 장난감을 물고 오고 쓰다듬어 달라고 머리를 들이미는 것 같았다. 나는 속상하고 미안한 마음을 뒤로하고 송이를 쓰다듬어주고 같이 놀아주고, 평소와 똑같이 함께 잤다.
달라지는 건 별로 없을 거라고 믿으면서. 그저 송이가 더 아프지 않도록 약을 먹는 것뿐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