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을 피해 스트레스 받지 않고
회사 다니는 법

내가 잘하는 것에서 시작하기

by 노용기


미꾸라지 양식장에 메기를 넣으면 미꾸라지는 살려고 몸부림을 친다. 미꾸라지의 천적이 메기이기 때문이다. 미꾸라지들이 그렇게 몸부림을 치다 보면 몸에 탄력도 생기고 맛도 더 좋아진다고 한다. 이 이야기는 '경쟁'의 필요성을 주장할 때 많이 드는 사례 중 하나이다.


경쟁을 통해 얻는 장점이 있다. 바로 성장이다. 최근 알파고와 이세돌 9단간의 대국에 대해 한 전문가가 이런 말을 하였다.

"이세돌 9단은 그동안 적수가 없었다. 그래서 어쩌면 알파고에게 패한 것이 이세돌 9단에게는 기회다. 이세돌 9단에게는 이번 패배가 자극이 되어 더욱 성장할 모멘텀을 갖게 될 것이다."

일견 맞는 얘기라고 생각되었다. 이세돌 9단처럼 승부사 기질이 있는 사람에게 경쟁상대는 성장의 밑거름이 될 것이다.


이와는 반대로 경쟁에는 단점도 있다. 바로 스트레스이다. 경쟁에서 도태되는 사람은 극심한 스트레스를 경험한다. 그런데 문제는 그 스트레스가 도를 넘으면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국내 한 대학에서 공부 성적에 따라 수업료를 차등 지급하는 정책을 도입했었다. 즉, 공부를 잘하면 수업료를 적게 내고, 공부를 못하면 수업료를 많이 내게 하는 정책이다. 이 정책을 도입한 후로 그 대학에서 자살하는 학생들이 발생했다.


경쟁을 통해 성장을 경험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나는 경쟁을 싫어하는 축에 속한다. 특히 내가 회사에서 경쟁을 싫어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우선 경쟁에서 지면 패배감으로 매우 우울 해 진다.

둘째, 경쟁에서 이기면 본의 아니게 적을 만들게 된다. 그것 역시 우울하다.


경쟁에서 이겼을 때 쾌감 같은 게 들 때도 있다. 그러나 그것은 한 순간이다. 결과적으로 나는 경쟁에서 이겼을 때나 졌을 때나 항상 기분이 좋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경쟁을 싫어하고 어떻게든 피하려고 한다.


그러나 회사를 다니면서 경쟁에서 벗어나기란 쉽지 않다. 상사들이 경쟁을 부추기기 때문이다. 그들에게는 경쟁을 통해 더 좋은 성과가 나올 거라는 기대감 같은 게 있는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사가 나와 동료들을 경쟁시키려 할 때, 내가 경쟁을 피하기 위해 사용하는 방법이 있다. 바로 내가 잘하는 게 뭔지 깊이 한 번 생각해 보는 것이다.


내가 처음 새로운 조직에 발령받았을 때 이야기이다. 당시에 나와 함께 같은 조직으로 발령받은 사람이 있었다. 그는 나보다 나이도 많고 직급도 한 단계 더 높았다. 그런데 하는 일이 같았다. 고객 유치 업무였다. 신규 고객에게 전화해서 방문하고 제품을 설명한 후 거래를 성사시키는 게 주된 업무였다. 그는 나보다 그런 업무에 경험이 훨씬 풍부했다. 당시 나는 고객에게 전화하는 것 조차 익숙지 않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나는 그의 상대가 되지 않았다.

그는 나이와 직급에서 나와 차이가 있었지만, 같은 업무를 동시에 시작하다 보니 위에서는 경쟁을 시키려 하였다. 계속 성과가 뒤쳐졌던 나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회사를 그만둘까도 생각했었다. 그러던 중 경쟁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 보았다. 그 시작은 내가 잘 하는 게 무엇일까부터 생각해 보는 것이었다.

고민 끝에 나는 고객에게 주는 브로슈어를 만들기 시작했다. 나는 전에 제안서나 브로슈어를 직접 제작 해 본 경험이 많이 있었다. 내가 잘하는 업무였다. 당시에 회사에는 괜찮은 브로슈어 하나 없었다. 오래전부터 쓰던 브로슈어를 업데이트하지 않고 계속 사용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나는 브로슈어를 만들어 동료들과 공유했다. 동료들은 내가 만든 브로슈어를 활용하여 더 좋은 영업 성과를 내었다. 나는 영업에서는 두각을 나타내지는 못했지만, 브로슈어 제작 및 전시회 참가 그리고 광고 시안 제작 등 영업 활동을 돕는 부분에서는 인정을 받기 시작했다. 그러자 함께 발령받았던 그와 더 이상 경쟁할 필요가 없게 되었다. 상사도 생각을 바꾸어 각자 잘하는 분야를 키워주었다. 덕분에 나는 내가 잘하는 분야에서 계속 인정받으며 경쟁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일할 수 있었다.


사람들은 각자 잘 하는 게 있다. 성과를 잘 내는 사람, 조직에 활기를 불어넣어 주는 사람, 동료들과 화합하는 사람, 상사의 비위를 잘 맞추는 사람. 모두 회사에 필요한 사람들이다. 그리고 사람들은 자신이 가장 잘 하는 것을 할 때 신바람이 난다. 만약 경쟁으로 지금 힘들어하고 있다면, 자기가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자. 그리고 자신의 재능을 어떻게 조직의 성장과 연결시킬 것인가 고민해 보자. 그러면 경쟁에서 도태되지 않고, 분명 어떻게든 조직 내에서 쓰임 받는 사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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