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by 에스텔


엄마한테 화가 난다

엄마가 안쓰럽다

엄마가 원망스럽다

엄마를 이해한다

엄마를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엄마가 너무 나약한 사람이다

엄마는 나약한 것만은 아니다

엄마는 내가 자라는 동안 나한테 관심이 없었다

엄마는 내게 가장 중요했을 인생의 전환점에서 급작스레 참견하여 나의 미래를 손상했다

엄마는 내 정보에 대해 관심이 없었다

엄마는 이제 와서 나에게 다정을 요구한다

엄마는 내가 엄마의 다정을 원했을 때 나에게 다정하지 않았다

엄마에게 용기 내서 스킨십을 시도했다가 매몰차게 거절당한 유년기의 기억은 내가 할머니가 되더라도 잊히지 않을 것이다

엄마는 이제 와서 나에게 사랑을 바란다

엄마는 유년기의 내가 몇 날며칠을 조른 장난감을 마지못해 사줘 놓고 당신 분에 못 이겨 내 눈앞에서 부숴버린 전적이 있다


엄마는 이제 와서

나에게 다정한, 사근사근한, 친구 같은 딸의

모습을 바란다

이제 와서

이제 와서


나는 효도 불효도 아닌 중간에서 애매한 마음으로

엄마를 대하고 있다

매몰차게 불효할 수는 없지만 눈 질끈 감고 효를 다할 마음은 없다


이게 불효가 아니고 뭐냐고 묻고 싶으신가요

묻지 마세요

어차피 다 틀려먹었어요

이제 와서 뭐가 중요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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