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부업에 대한 강의를 들어봤던 일에 대하여

월 백만 원을 부수입으로 올릴 수 있을 거라는 달콤한 마케팅은 덤

by 에스텔


sns 숏폼영상을 무한으로 스크롤하다 보면 사이사이에 사이드잡, 부업, 부수입, 재택으로 남는 시간에 돈 벌기와 같은 키워드를 넣어 만든 광고를 많이 접한다. 그날도 특별한 일 없이 숏폼 무제한 새로고침을 하고 있었다. 그러다 갑자기 눈앞에 나타난 광고 영상. 유명한 커뮤니티 발 그 광고는, 1시간 반 동안 블로그 부업에 관한 라이브 강의를 무료로 유튜브로 시청할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월급(혹은 아르바이트비) 외의 부수입을 올릴 수 있으면서 쉽고 간편하기까지 한 고급 정보를 0원에 라이브 영상으로 보여준다고. 솔깃했다. 정말로 솔깃했다. 그래서 속는 셈 치고 신청해 봤다. 한 시간 반짜리 영상 시청하는데 내가 손해 보는 건 시간뿐이니까. 무슨 방법을 알려주려나 무척이나 궁금했다.


퇴근하고 운동 가려고 옷과 샤워도구를 한 짐 챙겨 출근했지만 다음날로 운동을 미루고 유튜브를 시청했다.


솔깃하긴 했지만 세상에 남의 돈 벌어먹는 일이 쉽다고 누가 감히 말할 수 있겠나...

큰 기대는 안 했다. 그리고... 역시나 싶었다. 놀라운 내용이긴 했다.


강의의 요지는 블로그를 개설한 뒤 구글의 허락을 받아 내 블로그에 광고 배너를 붙여 포스팅을 하면 된다는 내용이었다. 사람들이 인터넷 안에서 어떤 정보를 찾을 때 검색결과에 내 블로그가 걸려 사용자가 페이지에 머물고 있으면 그 블로그 글에 붙은 광고배너가 자연스레 내 수익으로 연결되는 구조라고 했다.


내가 뭔가를 찾아 들어갈 때 날 제일 화나게 하는 그 광고 배너.

그 광고 배너가, 그 페이지를 개설한 이의 광고료가 된다고 했다.


그러니까 타인의 피로도가 돈이 되는 세상이라는 소리였다.


검색결과 페이지의 내용이 만족스러웠대도 문제의 그 광고 배너는 내 시야를 방해하고 시선을 분산시킨다. 옮겨 다니며 없어지지 않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그것이 돈벌이의 수단이었다니.

심지어 이미 많은 웹사이트들이, 대기업은 말할 것도 없고 개인에 이르기까지. 많은 이들이 당연하다는 듯이 포스팅의 내용과는 영 상관없는 광고를 붙여 돈을 벌고 있었다. 뭐라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이 몰려들었다.


상담선생님과 정신과 원장선생님은 나한테 비슷한 말을 하셨다.

“뫄뫄씨는 돈이 중요한 사람이 아니에요. 돈이 그렇게 중요했으면 지금의 선택들을 안 했을 거예요. “

이 말을 들을 때 나는 죄송한 말이지만, 내심 조소했다. 내가 돈이 얼마나 간절한데 뭘 모르시네 싶었다.


뭘 모르는 건 나였다. 그렇다. 전문가의 시선이 옳았다. 난 돈이 필요하다는 껍데기 같은 말 뒤편에 숨어있었던 것에 불과했다. 많은 돈이 정말 그리도 간절했다면 광고 붙인 포스팅이 뭐 어려운 일일까.


개같이 벌어 정승처럼 쓴다는 속담이 현실이 되는 자본주의 세상에서 이까짓 게 뭐라고.

돈이 최고의 무기가 되는 세상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정말 돈이 그렇게나 간절하고 또 바라마지 않는 것이었다면. 맞다. 선생님들 말씀처럼 지금 같은 선택들과는 영 반대의 선택을 했어야 했다. 자본주의 세계에서 가장 힘이 센 무기가 돈이어서 나는 돈을 바랐던 것일 뿐. 그 무기를 가지고 다양한, 자유로운, 다채로운 것들을 하고 싶어서 바랐을 뿐...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

여전히 모르겠다.

막막하다.

오아시스 하나 없는 사막 위에 덩그러니 놓여 있는 기분을 매일 같이 느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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