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간만에 아주 짧은 글

by Nope

초인종 소리만 들린다. 형체가 일그러진 가로등이 조용히 깜빡인다. 물에 잠긴 세계. O2가 아닌 H2O가 폐를 불태우고 시야를 가득 채우는 광경. 튜브를 타고 떠다니는 사람들이 라임빛 액체를 한 모금 머금는다. 그와 동시에 쏟아지는 메론 향기. 새파란 눈이 뜨겁게 세상을 덮는다. 소복하게 쌓이는 얼음이 부딪히며 달그락거린다. 새하얀 아이스크림 위에 얹힌 체리 한 알. 지칠 줄 모르고 올라오는 기포. 아, 여름은 차갑고도 아름다운 계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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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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