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 후 5일, NICU라는 낯선 교실(2)

아기 없는 조리원 퇴실

by 서명진

아기 없는 조리원에서의 하루는 단순했다.


7:30 좌욕과 유축

오전 유축 두 번

왕복 3시간 병원 이동

15분 면회

그리고 다시 유축


하루는 짧았지만, 할 일은 끊임없이 이어졌다.


모유 수유를 꼭 해보고 싶었다.

하지만 타지를 오가며 하루 5번 유축으로는 턱없이 부족했다.


원래라면 하루 8번은 채워야 했지만,

그중 3번은 이동시간 속에서 사라졌다.


계획형 인간이었던 나에게

이 변수는 꽤 크게 느껴졌다.


대신, 뜻밖에 얻은 것도 있었다.


매일 3시간씩 외출하며

몸의 살이 빠르게 빠졌다.


출산 후 다이어트를 걱정할 필요도 없이

배는 하루가 다르게 들어갔다.


웃어야 할지, 웃어야 하는 상황인지

헷갈리는 변화였다.


병원에서는 매일

아기 몸무게와 수유량을 알려주었다.


그 숫자들이

내 하루를 버티게 했다.


면회는 단 15분.

그 짧은 시간을 위해

나는 매일 왕복 3시간을 움직였다.


체력은 점점 떨어졌지만

가지 않는 선택은 없었다.


처음 3일은 내 이성과 의지와 상관없이

무력감에 눈물만 흘렀다.


그 이후부터는 달랐다.


지금 상황에서

내가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것만 붙잡기로 했다.


“엄마 왔어, 소망아.”

“엄마 목소리도 엄마 모습도 다 기억해 줘”


짧은 15분 안에

나는 가능한 많은 말을 남기고 나왔다.


일주일쯤 지나자

소망이는 인큐베이터 안이 아닌

조금 더 가까운 곳으로 나왔다.


그리고 처음으로

품에 안을 수 있었다.


작기만 했던 아이는

어느새 묵직해져 있었고,

100ml가 넘는 양을 먹고 있었다.


내가 없는 동안에도

이 아이는 잘 자라고 있었다.


소망이의 결과는 단순했다.


요로감염.


일주일 동안 항생제를 맞으면 해결이 가능했다.


경련의 원인은 끝내 알 수 없었지만,

그날 이후로 같은 증상은 나타나지 않았다.


소망이의 입원은 3주.

조리원 생활은 2주.


나는 결국

아기 없이 조리원을 나왔다.


집으로 돌아오니

남편 혼자 있던 집은 엉망이었다.


나는 바로 청소를 하고,

빨래를 돌리고,

젖병을 소독했다.


그 시간이 무척 감사하게 느껴졌다.


아기가 있었다면

이 모든 준비는 남편이 혼자 감당했어야 할 테니까.


NICU는

신생아가 머무는 병동일 뿐이었다.


아기는

내 계획대로 되지 않았다.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계속했다.


비어 있는 아기 침대를 바라보며

나는 울지 않았다.

슬프지도 않았다.


큰 탈 없이 퇴원할 수 있다는

감사한 마음으로,


나는

소망이를 맞이할 준비를 했다.




[엄마학교 수업 일지]


● 이번 시간에 알게 된 것

육아는

내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


● 다음 수업 예고

퇴원 후

집에 온 소망이의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매주 화,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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