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기쁜 퇴원, 그리고 시작된 현실 육아

NICU 퇴원 후 일주일, 기준 없이 버텨낸 시간

by 서명진

[강의 안내]

오늘은 ‘엄마학교’의 4교시 첫 번째 시간입니다.

NICU에서 퇴원한 아이를

경력직이고 싶었던 초보 엄마의 일주일간의 이야기입니다.

이론과 다른 현실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알아봅니다.




퇴원을 앞둔 어느 날, 회진 중 담당 선생님에게서

이제 요로 감염이 보이지 않아 바로 퇴원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나는 곧바로 남편에게 전화를 걸어

내일 당장 퇴원이 가능한지, 회사를 비울 수 있는지 물었다.

남편은 당황했지만 이내 자리를 비울 수 있다는 답을 받았고,

그렇게 갑작스럽게 퇴원이 결정됐다.


NICU에 3주를 있으면서 알게 된 건,

대부분의 아기들은 2주 안에 퇴원한다는 것.

그리고 엄마의 몸이 회복되면 아기도 함께 퇴원한다는 사실이었다.


나는 처음부터 평상복을 입고 다녔지만

소망이는 가장 오래 병원에 남아 있었다.


다음 날, 우리는 카시트와 아기 용품을 챙겨 병원으로 갔다.


소망이는 환자복을 벗고 배냇저고리로 갈아입었고,

그동안 우리는 심폐소생술과 응급 대처법을 배웠다.


병동에서 가장 오래 있었던 소망이의 퇴원을

의사와 간호사 모두가 진심으로 기뻐해 주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소망이는 잠들었지만,

집에 도착하자마자 다시 깼다.


기저귀를 확인하고 바로 분유를 먹였다.


그 순간부터,

병원이 아닌 집에서의 육아가 시작됐다.


퇴원 다음 날, 남편은 다시 출근했고

우리는 주말부터 본격적으로 함께 육아를 시작했다.


하지만 병원에서 잘 자던 소망이는

집에서는 혼자 잠들지 못했다.


안아주면 조용해지다 가도

눕히면 금세 깨버렸다.


육아 책과 영상에서는

아기는 스스로 잘 잔다고 했지만

현실은 달랐다.


이론과 현실은 전혀 다르게 움직였다.


처음 겪는 신생아 육아 속에서

나는 먹고, 씻고, 잠드는 기본적인 일조차 놓치고 있었다.


그럼에도

수유, 기저귀, 젖병 소독, 빨래, 청소는 해냈다.


아기를 돌보는 일은 하고 있었지만

나를 돌볼 여유는 없었다.


결국 밥상 앞에서도

아기를 다리에 앉히고 수유를 하며 식사를 했다.


샤워는 남편이 있을 때만 가능했다.


수유텀을 맞추려 했지만,

6주 이전에는 그것조차 의미 없다는 걸 알게 됐다.


안된다는 걸 확인하고 나니

오히려 아기에게 맞추는 것이 편해졌다.


밤에는 남편과 교대하며 버텼다.

22시부터 02시까지는 남편이,

그 이후는 내가 맡았다.


낮에는 내가, 퇴근 후에는 남편이

서로 나눠가며 체력을 유지했다.


아기 키우는 방법은

이미 수많은 이론을 머릿속에 넣어두고 있었지만,

그 이론에 소망이는 온전히 맞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이론에 끼워 맞추기보다는

아기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야 했다.


일주일 동안 남편과 나는

이론대로 되지 않는 순간들을

하나씩 겪어냈다.


그 과정을 지나며 알게 됐다.


이 아이를 키우는 기준은
이미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만들어가야 한다는 것을.


그 이후로 나는

누군가의 방법을 찾기보다

상황에 맞게 판단하려 했다.




[엄마학교 수업 일지]


● 이번 시간에 알게 된 것

정해진 방법을 따르기보다

내 아이에게 맞게 판단해야 한다는 것.


● 다음 수업 예고

산후도우미와 함께한 3주,

기대와 다른 현실을 마주합니다.


매주 화,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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