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을 사랑하자
드럼을 배운다. 이제 3개월 차.
오늘은 녹음실에서 첫 녹화를 했다. 여태 연습했던 부분들이 다 틀렸다. 플레이 버튼을 누르면 우스꽝스런 선율들만 뒹굴었다. 부끄러웠다.
선생님이 새로운 악보를 가져오셨다. 하나씩 짚어주셨지만 마디마디 참 어려웠다. 시범을 보여주셨고 기가막히게 들어맞는 연주에 감탄만 나왔다.
선생님이 나가시고 반주만 틀어놓고선 연거푸 한숨만 쉬었다. 채가 깨지도록 연거푸 두들겨도 마음대로 되지 않는거구나.
우중충한 기분으로 연습실을 나서며 문득, 나는 참 많이도 절망하는구나 하고 깨달았다.
그것도 자주, 꽤나 많이.
그러나 안다,
한숨 쉬었던 시간 뒤에는 꼭 그만큼의 계단 한 칸을 올라가는 나의 모습이 있단걸.
힘에 겨울 정도로 화가 나고 누그러지면 마음의 모양을 한 날붙이가 단단해진단 걸.
그래서 2월은, 맘껏 부딪히고 맘껏 절망하기로.
그리고 또 다시 일어서서 다시 부딪히기. 차분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