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몰랐던 마리아와 요셉의 진짜 이야기
지금부터 2000년 전, 어린 예수가 처했던 상황에 대해 이야기하려 한다. 이 글은 특정 교리나 신학자의 해석에 기댄 것이 아니다. 오직 성경의 기록을 바탕으로, 이성과 상식의 눈으로 분석한 나의 개인적인 주장이다. 이 논리가 누군가에게는 불편하게, 혹은 설득력 없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주장에 고개가 끄덕여진다면, 앞으로 우리가 함께 살펴볼 이야기들이 완전히 새로운 시각을 열어줄 것이다.
마리아는 갈릴리 사람이 아니었다?
가장 먼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2000년 전 이스라엘의 지리적, 문화적 배경이다. 당시 이스라엘은 북쪽의 갈릴리와 남쪽의 유대로 크게 나뉘어 있었다. 갈릴리가 농업과 상업을 중심으로 여러 문화가 오가던 개방적인 지역이었다면, 유대는 수도 예루살렘을 중심으로 한 보수적인 종교의 중심지였다.
많은 사람이 누가복음을 근거로 마리아를 '갈릴리 나사렛' 사람이라고 안다. 하지만 이는 단순히 그가 나중에 그곳에 살았기 때문에 붙은 꼬리표일 뿐, 마리아는 본래 갈릴리 출신이 아니었다.
그 근거는 성경 속에 있다. 천사 가브리엘로부터 메시아 잉태 소식을 들은 마리아는 곧장 사촌 언니 엘리사벳의 집으로 향한다. 만약 마리아가 갈릴리에 살았다면, 당시 13세에 불과했던 어린 소녀가 혼자서 일주일은 족히 걸리는 유대 땅까지의 먼 길을 떠났다는 이야기가 된다. 더군다나 마리아는 이미 요셉과 정혼한 몸이었다. 약혼자가 있는 소녀가 뚜렷한 이유도 없이 그토록 위험하고 먼 길을 떠나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
하지만 마리아가 예루살렘 근처, 즉 유대 지역에 살았다면 모든 것이 자연스러워진다. 요셉의 고향 역시 예루살렘에서 가까운 베들레헴이었고, 엘리사벳의 집은 예루살렘에서 걸어서 두 시간이면 닿는 거리였다. 따라서 마리아는 본래 유대 지역, 예루살렘 근방에 살았으며, 그렇기에 별다른 어려움 없이 사촌 언니의 집을 방문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의문투성이 3개월, 정말 '조언'을 위해서였나
마리아가 방문했을 때, 사촌 언니 엘리사벳은 이미 임신 6개월이었다. 엘리사벳의 남편 사가랴는 유서 깊은 제사장 가문의 사람이었다. 오늘날 많은 목회자는 마리아가 먼저 임신한 언니에게 '조언을 구하기 위해' 찾아갔다고 설명한다.
과연 그럴까? 이제 막 '만왕의 왕'을 잉태한 중차대한 시점에, 겨우 조언 몇 마디를 듣기 위해 만삭에 가까운 언니를 찾아가 무려 3개월이나 머물렀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조언을 듣기 위한 방문이라기엔 그 기간이 너무나도 길다. 여기에는 우리가 모르는 무언가 특별한 이유가 있었음이 틀림없다.
요셉의 '자비'에 가려진 냉혹한 진실
더 큰 의문은 마리아가 엘리사벳의 집을 떠난 시점이다. 마리아는 배가 불러 처녀의 몸으로 임신한 사실이 만천하에 드러날 위험한 시기에 그곳을 떠나 요셉에게로 향한다. 당시 이스라엘 율법에 따르면, 정혼한 여인이 다른 남자의 아이를 가졌을 경우 '돌에 맞아 죽는' 것이 당연한 처벌이었다.
사가랴라는 명망 있는 제사장 가문에 머물렀다면 마리아의 신변은 안전했을 것이다. 그런데도 그 안전한 피난처를 나와 죽음의 위험이 도사리는 요셉에게로 간다는 것은, 말 그대로 죽으러 가는 것과 다름없는 무모한 행동이었다.
성경은 요셉이 마리아의 임신 사실을 알고 "가만히 끊고자 하였다"라고 기록한다. 많은 이들은 이를 요셉의 인품과 자비로움의 증거라고 말한다. 하지만 2000년 전의 상식으로 이 말을 다시 해석해 보라. 약혼녀가 다른 남자의 아이를 가졌다는 사실을 알게 된 남자의 심정은 어땠을까? '가만히 끊는다'는 것은 정식으로 고발은 하지 않고 조용히 파혼을 하겠다는 뜻이지만, 결국 마리아를 버리고 그가 율법에 따라 돌에 맞아 죽을 수 있는 상황으로 내몰겠다는 분노와 배신감의 표출이었던 것이다.
신(神)의 입장에서 보면, 세상에 태어나기도 전에 메시아가 죽을 수도 있는 절체절명의 위기였다. 다급해진 신은 결국 요셉의 꿈에 나타나 마리아를 버리지 못하도록 직접 개입해야만 했다. 우리는 요셉이 성인군자처럼 마리아를 받아들였다고 생각하지만, 실상은 누군지 모를 아이를 가진 약혼녀를 결코 좋게 볼 수 없는, 지극히 인간적인 갈등과 분노의 한가운데 있었던 것이다.
틀어진 하늘의 계획
이러한 정황들을 종합해 보면, 어린 예수는 우리가 상상하는 평화로운 가정과는 거리가 먼, 요셉과 마리아 사이의 긴장감 속에서 힘든 시간을 보냈을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왜 이런 상황이 벌어진 것일까?
본래 하늘의 계획은, 마리아가 사가랴라는 명문 제사장 가문의 보호 아래에서 안전하게 아이를 낳고, 유대 종교의 심장부인 예루살렘에서 메시아의 탄생을 선포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알 수 없는 이유로 마리아는 그 길을 떠나 요셉에게로 향했고, 그 결과 갈릴리의 작고 척박한 마을 나사렛에 정착하게 되었다. 이것은 원래의 계획이 아니었다.
다음 글에서는 본래 하늘이 계획했던 시나리오는 구체적으로 무엇이었는지, 그리고 왜 그 위대한 계획이 틀어지게 되었는지에 대해 좀 더 깊이 파고들어 보기로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