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곱의 열 두 아들 중에 유다라는 아들이 있었다. 유다의 장자 엘은 악하여 신의 노여움을 사 죽었고, 둘째 아들 오난 또한 형의 혈통을 잇는 것을 거부하다 죽음을 맞았다. 두 번이나 남편을 잃은 다말은 텅 빈 천막 안에 홀로 남아 슬픔에 잠겼다. 그녀의 운명은 시아버지 유다의 손에 달려 있었다.
유다는 막내아들 셀라가 아직 어리다는 핑계로 다말을 친정으로 돌려보냈다. 그러나 그의 마음속에는 아들들의 죽음이 다말 때문이라는 불길한 의심이 자리 잡고 있었다. 그는 셀라를 그녀에게 줄 생각이 없었다.
세월이 흘러 유다의 아내는 세상을 떠나고 혼자가 되었다. 막내아들 셀라는 성인이 되었다. 하지만 유다는 다말을 부르지 않았다. 어느 날, 천사가 다말에게 나타나 유다의 가문을 통해 이어질 하늘의 혈통에 대한 비밀을 전했다. 천사는 그녀에게 "생명을 걸고 신의 뜻을 이루라"는 계시를 남기고 사라졌다.
다말은 과부의 옷을 벗고 창녀처럼 변장한 뒤, 유다가 양털을 깎으러 딤나로 가는 길목에 앉았다. 그녀는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끊어질 위기에 처한 신의 혈통을 잇기 위한 마지막 선택을 한 것이다.
유다는 길가의 여인이 자기 며느리인 줄은 꿈에도 모른 채 그녀에게 이끌렸다. 다말은 관계의 대가로 그의 도장과 끈, 그리고 지팡이를 담보로 요구했다. 유다는 아무 의심 없이 자신의 신분을 증명하는 물건들을 그녀에게 넘겨주었다.
석 달 후, 다말이 임신했다는 소문이 퍼졌다. 유다는 율법의 이름으로 분노하며 "그를 끌어내어 불사르라!"라고 명령했다.
다말은 유다에게서 받은 담보물을 보이며 말했다. "이 물건들의 임자로 말미암아 임신하였나이다." 자신의 물건들을 본 유다는 모든 사람들 앞에서 고개를 숙였다. "그가 나보다 옳도다."
다말은 쌍둥이 아들 베레스와 세라를 낳았다. 그녀의 믿음과 용기는 마침내 신의 약속을 지키게 되었고, 베레스의 혈통을 통해 장차 메시아가 태어날 길이 열렸다.
그 시각 하늘에서는, 신이 대천사장 가브리엘에게 말했다. "보아라, 저 여인의 믿음을. 베레스의 후손을 통해 나의 아들이 세상에 태어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아브라함의 실패로 그의 후손이 겪어야 할 400년 종살이의 업보가 남아있으니, 지금은 때가 아니다."
신은 비통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종살이가 끝나고 가나안에 나라가 세워진 후, 사탄에게 빼앗긴 정혼자를 되찾기 위해 다말처럼 생명을 걸고 하늘의 아들을 낳을 여인이 다시 나타나야 한다. 그 길고 아픈 회복의 과정을 통해, 나는 가장 순수한 하늘의 혈통을 얻을 것이다. 그것이 바로 내 아들이며, 그를 얻기까지 나 또한 가장 큰 고통을 감내해야 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