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셉과 마리아의 정혼

by We Young

열네 살의 마리아는 성전의 고요함 속에서 살았다. 부모님이 세상을 떠나신 후, 거대한 돌기둥과 끝없이 이어지는 복도가 그녀의 집이었다. 햇살이 창을 통해 쏟아져 들어올 때마다, 마리아는 혼자라는 사실을 더욱 깊이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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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전의 사제들은 마리아를 걱정했다. "마리아가 벌써 14세인데, 이러다 혼기를 놓칠까 두렵구먼, 그려." 그들은 마리아의 남편감을 찾아 나섰지만, 성전에서 자란 가난한 고아와 결혼하려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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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일 년이 흘렀다. 어느 날 아침, 성전의 정적을 깨는 망치 소리와 톱질 소리가 울려 퍼졌다. 낡은 건물을 보수하는 공사가 시작된 것이었다. 마리아는 시끄러운 소리에 이끌려 조심스럽게 공사 현장을 엿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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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 요셉이 있었다. 그는 마리아보다 열 살이 많은 목수였다. 그는 말없이 땀 흘리며 나무를 다듬는 일에만 몰두했다. 그의 투박하지만 강인한 손길 아래서 거친 나무는 부드러운 기둥으로 변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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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 감독관은 성실한 목수 요셉과 홀로 지내는 소녀 마리아를 눈여겨보았다. 그는 요셉의 어깨를 툭 치며 말했다. "요셉, 자네도 이제 가정을 꾸릴 때가 되지 않았나? 저기 아주 착한 처자가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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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관의 주선으로 마리아와 요셉은 처음으로 마주 섰다. 요셉은 마리아의 깊고 슬픈 눈을 보았고, 마리아는 요셉의 따뜻하고 정직한 눈을 보았다. 어색한 침묵 속에서, 두 사람은 서로에게서 어떤 운명을 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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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후, 마리아와 요셉의 정혼식이 열렸다. 성전의 작은 방에서 늙은 사제와 몇몇 증인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두 사람은 부부가 될 것을 서약했다. 화려한 예물은 없었지만, 요셉은 정성껏 깎아 만든 작은 나무 반지를 마리아의 손가락에 끼워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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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혼 후 짧은 시간 동안, 두 사람은 성전 뜰을 함께 거닐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요셉은 자신이 만들고 싶은 튼튼한 집과 가구에 대해 이야기했고, 마리아는 조용히 그의 이야기를 들으며 오랜만에 마음의 평화를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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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어느 날, 요셉에게 갈릴리에서 큰 공사를 맡아달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그는 떠나야만 했다. "일이 끝나는 대로 금방 돌아오겠소, 그때 정식으로 혼례를 올립시다." 그는 약속하며 먼 길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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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아는 다시 혼자가 되었다. 하지만 이제 그녀의 외로움은 예전과 달랐다. 그녀는 손가락의 나무 반지를 만지작거리며 요셉이 떠나간 갈릴리 쪽 하늘을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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