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아의 사명

by We Young

마리아가 잠이 들기 전, 신을 향한 사랑의 마음을 담아 기도를 올리고 있었다. 고요한 밤의 정적 속에서, 그녀는 누군가가 자신에게 다가오고 있음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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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아.”

부드러운 목소리에 고개를 들자 그가 천사임을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다.

“나는 하나님이 보내신 천사 가브리엘이다.”

마리아는 어려서부터 천사들을 종종 만나왔기에, 두려움 없이 그를 맞이했다.

“가브리엘 천사여, 말씀하소서.”

마리아가 차분히 답하자, 가브리엘은 진중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마리아, 하나님이 너에게 너무도 크신 사명을 주시려 한다. 알겠느냐?”

그녀는 망설임 없이 답했다.

“네, 저는 하나님의 뜻이라면 뭐든지 하겠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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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밤, 한 줄기 달빛이 창가에 내리고 있었다. 그 빛을 등진 가브리엘은 세상을 구원할 신의 계획을 전하기 시작했다.

“하나님은 하늘의 아들을 이 땅에 보내시어, 너희 조상 다윗의 왕위를 이어 영원히 다스리게 하실 것이다. 너는 그 하늘의 아들을 잉태할 여인이니, 아이를 낳거든 이름을 예수라 하라.”

“네? 아들을 낳는다고요?”

마리아는 당황했다.

“아직 저는 혼례를 하지 않았고... 혼례까지 아직 수개월이 남았는데 어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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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브리엘은 마리아의 생각을 바로잡았다. “아니다. 네가 잉태할 아이는 요셉의 씨가 아니다.” 그 말에 마리아는 더욱 큰 충격에 빠졌다.

“요셉의 씨가 아니라고요?”

“네가 잉태할 아이는 다른 사람의 씨다.”

다른 사람의 씨를 통해 아이를 낳는다는 말에 마리아는 너무 놀라 말이 나오지 않았다.

잠시 후, 마리아는 떨리는 목소리로 가장 현실적인 두려움을 입에 올렸다.

“...그러나…그렇더라도 저는 정혼자이고… 만일 그게 사실이라면… 정혼자인 제가 율법을 어긴 것이 될 터인데… 이 사실이 알려지면 아마도 저는 돌에 맞아 죽을 것이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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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브리엘은 그녀의 두려움을 꿰뚫어 보며 물었다.

“죽음이 두려우냐?”

그리고는 곧 믿음의 길을 제시했다.

“너의 조상 다말은 돌에 맞아 죽을 각오를 하고 혈통을 잇지 않았더냐? 네가 죽기를 각오하고 이 일을 한다면 하나님이 곁에서 너를 지켜 주실 것이다.”

“가브리엘 천사여, 죽음은 두렵지 않습니다. 하지만 제가 다른 사람의 씨를 품게 되면 요셉은 어찌 되는 것입니까?”

가브리엘은 인간의 이해를 넘어서는 하늘의 뜻을 설명했다.

“요셉의 걱정은 하지 말아라. 너는 요셉의 정혼자 이전에 하늘의 딸이다. 하나님이 요셉으로부터 너를 다시 찾아오는 것이니, 너는 아무 죄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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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깊은 뜻을 받아들인 마리아는 모든 의심을 거두고 온전히 순종했다.

“네, 알겠습니다. 저는 주의 종이오니 말씀대로 이루어질 것을 믿습니다.”

그녀의 믿음을 확인한 가브리엘은 마지막으로 “날이 밝는 대로 사촌 언니 엘리사벳에게 가거라. 그가 너의 잉태를 도와줄 것이다”라는 말을 남기고 홀연히 사라졌다.

마리아는 한동안 멍하니 창밖을 바라볼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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