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대받은 갈릴리

by We Young

이스라엘의 북쪽은 갈릴리 호수를 중심으로 여러 도시와 농촌이 형성되어 있었다. 이 지역은 지리적 특성상 이방 민족이 주변에 자리 잡고 있어서 오랜 세월 외세의 침략을 자주 받았다. 그래서 갈릴리는 많은 이방인과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고 있었다. 이 갈릴리에 사는 사람들을 흔히 갈릴리인이라고 불렀다.

반면 남쪽의 예루살렘을 중심으로 한 유대 지역은 이스라엘의 고유한 전통을 지키며 살아왔다. 이 유대 지역에 사는 사람들을 흔히 유대인이라 불렀다. 그런 유대인들이 보기에 갈릴리는 이방의 나라로 보였는지 갈릴리를 멸시하곤 했다. 주변에 갈릴리 사람이라도 있으면 조롱을 서슴지 않았다.

“뭐라고? 이방 잡종의 나라에서 온 갈릴리 촌놈이 저놈이란 말이냐?”

“그렇다네, 저 갈릴리 놈을 당장 발길질해서 내쫓게나. 하하하!”

갈릴리는 땅이 비옥하여 농사가 잘되었기에 여기서 수확한 식량으로 유대를 먹여 살릴 정도였다. 그런데도 이런 대접을 받았던 갈릴리 농부들은 모이면 자신들의 신세를 한탄했다.

“우리가 농사를 짓지 않으면 당장 굶어 죽을 것들이 어찌 이리도 우리를 괄시한다는 말인가?”

“그런 소리 말게나. 우리가 농사만 짓는 것일 뿐 땅 주인이 그들인데 우리가 뭐라 할 수 있겠나?”

사실 땅을 소유한 대부분의 사람이 유대에 사는 지배층이었다. 이들은 당시에 글 좀 배운 지식인들이었다. 그들은 가난한 농민들에게 고리로 돈을 빌려주고 못 갚으면 땅을 뺏어갔다. 그러고는 그 땅을 다시 다른 농민들에게 농사짓게 하고 고리의 소작료를 받아 챙겼다. 그야말로 누워서 떡 먹기식 재산 축적 방법이었다. 유대의 지배층은 이렇게 머리를 써서 가난한 사람들의 등골을 빼 먹었다.

어느 해는 흉년이 들어서 소작농들이 자기 먹을 것도 없을 때였다.

“올해는 흉년이 들어서 그러니 소작료를 조금만 감해 주시옵소서.”

소작농들이 지주에게 사정 사정을 하고 땅에 엎드려 빌었지만, 지주는 눈 하나 꿈쩍하지 않더니,

“계약한 대로 소작세를 내든지, 다음부터는 농사를 짓지 말든지, 알아서 하게나.”

라며 말하고는 뒤돌아서 가버렸다.

결국 소작농들은 소작료를 다 내고는 날마다 배를 움켜쥐고 굶주림에 허덕이며 살아야 했다.

이러다 보니 갈릴리에서는 농민들의 반란이 자주 일어났다.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그들은 누군가가 나타나 “내가 메시아다. 나를 따르라!”라고 한마디만 해도 그를 지지하고 반란에 가담하곤 했다.

하지만 반란은 이내 중앙정부에서 보낸 군대에 의해 진압당했다. 진압당하고 나면 설상가상으로 반란에 대한 징벌로 중앙정부로부터 더욱더 많은 세금을 징수당했다. 그 바람에 갈릴리인들은 더 큰 고통을 겪게 되었다.

이렇듯 갈릴리는 눈물과 한이 서린 곳이었다.

예수는 갈릴리의 자그마한 동네인 나사렛에서 자랐다. 나사렛은 너무 작은 촌구석인 데다 농사도 잘되지 않아 먹고 살아갈 만한 것이 없었다. 그래서 나사렛의 많은 남정네들은 갈릴리의 도시에 나가 일을 해서 품삯을 받으며 살았다.

“마리아, 다녀오리다.”

예수의 아버지 요셉은 아침이면 일찌감치 일어나서 갈릴리 도시로 향해 떠났다.

어느 날 이웃집 사람이 요셉에게 찾아왔다.

“요셉, 세포리스에서 반란이 일어났다더구먼.”

세포리스는 나사렛에서 북서쪽으로 1시간 반을 걸어가면 나오는 도시로, 갈릴리의 도시 중에 규모가 제일 큰 곳이라 요셉도 자주 이곳에서 일을 하곤 했다.

“그래요? 세포리스도 반란이 일어났단 말이요?”

“그렇다네. 이번 반란은 심상치가 않네. 갈릴리 유다라는 자가 세포리스에서 로마에 대항하여 반란을 일으켰는데 그 규모가 엄청나다는구먼. 세포리스에 로마가 언제 쳐들어올지 모르니 자네도 당분간은 그쪽으로는 일을 나가지 말게나.”

갈릴리 유다는 로마의 세금 정책에 불만을 품은 사람들을 불러 모아 세력을 키웠다. 불러 모은 사람들 앞에서 “나는 메시아다!”라고 외치자, 갈릴리 각지에서 더욱더 모여들어 그 규모가 거대해졌다. 그는 그 힘을 믿고 세포리스의 무기 창고를 털었다.

세포리스의 무기 창고를 털었다는 소식은 로마의 심기를 극도로 자극했다. 로마는 체제에 저항하는 세력을 최고의 적으로 봤기 때문에 이걸 가만히 둘 리가 없었다.

얼마 후 세계 최강의 로마군은 세포리스로 쳐들어와서 수천의 반란군을 무참하게 살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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