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운 예수

by We Young

예수의 나이 3살 때였다. 이집트로 피신을 갔다가 2년 만에 나사렛으로 돌아온 후 요셉은 마리아에게 자기 자식을 갖고 싶다는 요구를 거듭하였다. 결국 마리아는 요셉을 요구를 이기지 못하고 그와 동침하여 아들을 낳았다.

요셉은 자신의 아들이 생긴 것에 너무도 기뻐 어쩔 줄을 몰랐다. 아이를 안고 덩실덩실 춤을 추었다.

“요셉, 그만 춤을 추고 이름을 뭐로 부를지나 정하세요.”

“마리아, 이 아이의 이름은 이미 정해 놓았소.”

요셉은 자기 아버지 야곱의 이름을 따서 아들의 이름을 야고보라 하였다.

요셉이 기뻐서 춤을 출 때, 어린 예수는 요셉을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마리아는 그런 예수를 보며 왠지 예수가 측은하게 느껴졌다. 요셉이 저리도 자기 자식을 좋아하니 친 자식이 아닌 예수에게 사랑을 줄 수 있을지 우려스러웠기 때문이다.

마리아는 야고보를 낳고 다음 해 또 아들을 낳았다. 요셉은 자신의 둘째 아들이 태어났을 때는 기쁨이 얼마나 컸는지 자신의 이름을 물려주었다.

“아기 요셉아. 아빠도 요셉이고 아들도 요셉이구나. 하하하.”

이번에도 요셉은 아기를 안고 덩실덩실 춤을 추었다. 그는 자기 자식들을 무척 사랑했고 마리아와 예수 앞에서도 그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요셉이 아이들을 너무 좋아한 나머지 그 후로도 줄줄이 자식을 두어 예수 밑으로 모두 합쳐 아들 3명과 딸 2명을 두었다. 어느새 요셉의 집은 아이들로 가득 차게 되었고 예수가 12세가 될 때까지 마리아는 젖먹이를 안고 살아야만 했다.

요셉의 아이들은 커 갈수록 요셉의 외모를 닮아갔다. 예수가 야고보와 같이 걸을 때면 사람들이 야고보를 보며 한 마디씩 말했다.

“야고보는 어디 가도 요셉의 아들임을 알 수 있겠구나.”

“그러게 말이야. 어쩜 저렇게 야고보는 아빠를 빼다 닮았냐.”

그렇게 말하며 뒤돌아서 자기들끼리 수군거렸다.

“근데 예수는 누굴 닮은 거야?”

“그러게, 요셉도 안 닮고 마리아도 안 닮았으니 말이야.”

외모뿐 아니라 야고보나 동생 요셉은 아버지 요셉의 일에도 관심이 많았다. 그 둘은 아버지가 뭔가를 할 때면 와서 물어보곤 했다.

“아버지 이 연장은 뭐에 쓰는 거예요?”

“야고보하고 요셉은 왜 이리 아버지 하는 일에 관심이 많으냐?”

“저희도 이다음에 아버지같이 훌륭한 목수가 될 거예요.”

“그래? 고놈들. 하하하~”

요셉은 아이들이 자신을 닮아가는 것에 큰 기쁨을 느꼈다.

한편 예수는 동생들과는 달리 요셉이 하는 일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 그는 항상 무언가를 골똘히 생각하며 먼 하늘을 바라보거나 땅바닥에 무언가를 그리며 보내곤 했다. 나이를 먹어갈수록 더욱더 사색하며 혼자 시간을 보내는 날이 많았다. 요셉도 그런 예수의 성격을 알았기에 심부름을 시켜도 야고보와 요셉을 시킬 뿐 예수에게는 일을 시키지 않았다. 요셉과 예수와의 사이는 점점 멀어져 갔다.

요셉이 일하고 돌아오면 야고보를 가장 먼저 찾았다.

“마리아, 우리 큰아들 어디 있소?”

“예수요?”

마리아의 대답에 요셉은 시큰둥한 표정을 짓더니 나지막이 말했다.

“아니, 야고보 말이오.”

마리아의 입장에서는 예수나 야고보나 다 같은 자식이었지만 요셉은 달랐다. 요셉의 눈에는 야고보가 자신의 첫째 아들로 보였다. 이렇듯 요셉이 자기 자식들을 편애하는 것을 보면서도 마리아는 아무 말을 못 했다. 더 이상 마리아는 당당했던 소녀 마리아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목숨을 내놓고라도 하늘의 뜻을 위해서는 당당하던 소녀는 이제 사라지고 남편의 눈치를 보는 아내요, 그저 많은 아이의 엄마일 뿐이었다.

어느 날 이웃집 아낙네들이 놀러 와서는 마리아에게 물었다.

“마리아, 요셉이 자식들에게 잘하는 것을 보면 참으로 가정적이요.”

“네, 요셉이 다정다감해서 그래요.”

“근데 왜 예수에게는 그러지 않는 것이오? 마치 남의 자식인 양.”

그 소리에 마리아가 어쩔 줄 모르고 당황하며 표정이 일그러졌다.

옆에서 듣고 있던 다른 아낙네가 분위기가 어색했는지 깔깔깔 웃으며 “뭔 그런 소리를 해요? 남의 자식이라니.”라며 웃어넘기려고 했다. 그러자 마리아는 정색하며, “아니에요. 애가 말수가 없고 성격이 좀 까칠해서 그래요.”라며 오히려 요셉을 두둔하기 바빴다.

마리아는 그런 자신을 보면서 때로는 후회하며 ‘내가 어떤 수모를 당하더라도 엘리사벳의 집을 떠나지 않고 예수를 키웠어야 했는데… 그랬다면 이렇게 많은 아이를 키우느라 애쓰지 않아도 되고 예수에게 좀 더 사랑과 관심을 주었을 텐데…’라며 괴로워하기도 했다. 하지만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부모의 그런 태도는 자녀들에게도 영향을 미쳐서 동생들도 예수를 달리 봤다. 어느새 예수는 이 집안의 이방인이 되어가고 있었다. 예수는 집안 분위기와 어울리지 못하는 자신의 처지에 고민하였다. 그리하여 15세가 되자 아예 집을 나와 주로 회당에서 지냈다. 그는 낮에는 일을 하고 저녁으로는 회당에서 책을 읽으며 보냈다.

어느 날 동생 야고보가 회당을 찾아왔다.

“형님, 나도 이제 내년이면 성년이 된다오.”

“그래? 벌써 네 나이가 그렇게 됐구나.”

“그래서 나도 성년이 되면 아버지를 따라 일을 배우러 다닐 것이오.”

“그래. 목수 일이 쉽지는 않지만 먹고 살아가는 데는 괜찮을 것이다.”

“그런데 형님은 왜 아버지 일을 물려받지 않고 여기서 사는 거요?”

야고보의 질문에 예수는 옅은 미소를 짓더니 되물었다.

“야고보, 너는 성경을 읽어보았느냐?”

“글을 배운 적이 없는데 어떻게 성경을 읽어보겠소?”

요셉의 자녀들은 모두가 글을 몰랐다.

“야고보, 이제부터라도 글을 배워서 성경을 읽어보아라. 형이 글을 가르쳐 주마.”

“아니요. 됐소. 우리가 글은 알아서 무엇하오. 학자가 될 것도 아니고.”

예수가 야고보의 말에 다시금 미소를 지으며 말하였다.

“야고보, 왜 내가 아버지의 일을 물려받지 않느냐고 물었느냐?”

“그렇소.”

“야고보, 너는 왜 아버지의 일을 물려받으려고 하느냐?”

“그야 우리도 그 일을 좋아하지만, 아버지도 우리가 그 일을 한다면 기뻐하실 테니 하려는 거 아니겠소?”

“그래 맞다. 네가 아버지 일을 돕고 아버지를 기쁘게 하려는 것은 잘한 것이다. 아들이 아버지를 사랑하는 것이야말로 진정 소중한 것이다.”

“그런데 왜 형님은 그러지 않는 것이오.”

“야고보, 나도 아버지를 사랑하기 때문에 그런 것이란다. 내가 회당에 나와 성경을 보며 탐구하는 것이 곧 아버지를 위한 일이니라.”

야고보는 형의 말이 무슨 뜻인지 이해를 못 하고 눈만 껌뻑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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