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의 혼인

by We Young

예수의 나이가 16세가 되자 주변에서 예수의 혼인에 대한 말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보게 요셉, 큰아들이 장가갈 나이가 되지 않았나? 예수는 언제 장가보낼 건가?”

요셉은 주위 사람들의 말에 심기가 불편해졌다.

요셉이 집에 돌아와서 심각한 표정을 짓자, 마리아가 물었다.

“요셉, 무슨 일 있어요? 왜 표정이 그럽니까?”

“흠…예수 때문에 말이오…”

“예수요? 예수가 뭐 잘못하기라도 했어요?”

“그게 아니고, 사람들이 예수를 언제 장가보낼 거냐고 하는데, 우리 형편에 아들 장가를 어떻게 보낸단 말이오?”

“그렇죠, 신랑이 돈이 있어야 신부도 데려오는 거니까요.”

이스라엘의 전통은 신랑이 신부를 데려오려면 거액의 돈을 신부 측 부모에게 주어야만 했고 신랑이 살 집도 마련해야 했다. 또한 아들의 혼인은 전적으로 아버지의 몫이었기에 요셉으로서는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예루살렘에 빌립이라는 사람이 살고 있었다. 그의 집안은 조상 대대로 주위 사람들에게 덕을 베풀고 신앙이 깊어 사람들로부터 칭송이 자자했다. 그에게는 13세 되는 수산나라는 외동딸이 있었다.

어느 날 그의 꿈속에 돌아가신 아버지가 나타나 말했다.

“빌립아, 잘 들어라. 갈릴리 나사렛에 가면 요셉이라는 사람이 살고 있을 것이다. 그의 큰아들 예수와 수산나를 혼인시켜라.”

빌립은 지난밤 꿈이 너무도 생생하여 이는 필시 하늘의 뜻임을 느꼈다. 그날 그는 나귀에 짐을 싣고는 종 둘과 함께 갈릴리 나사렛을 향해 출발하였다. 나사렛에 도착한 빌립은 마을에 들어서자, 사람들에게 물어물어 요셉을 찾기 시작했다. 마을 사람 중 하나가 요셉의 집으로 그를 인도하였다.

“요셉, 나와 보게나. 누가 찾아오셨네.”

마침 요셉과 마리아가 집에 있어서 손님을 맞이하였다.

빌립은 요셉 부부에게 자기가 여기까지 오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요셉 부부는 뜻밖의 일에 당황하며 할 말을 잃고 있었다.

빌립이 그들의 난감한 표정을 보더니 안심시키고자 입을 열었다.

“제가 이렇게 불쑥 와서 큰 아드님 혼사를 말씀드리는 것이 무례인 줄 압니다. 허나 저도 하나밖에 없는 소중한 딸을 혼인시키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여 이렇게 먼 길을 달려왔으니 이해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그러자 요셉이 무거운 표정으로 말하였다.

“무슨 말씀인지는 알겠습니다. 허나 이스라엘 예법이 남의 집 처자를 데려오려면 아들의 아버지가 전적으로 나서서 지참금도 마련해야 하고 아들 내외가 살 집도 마련해야 하는데 아직 저희는 준비가 되지 않았습니다.”

“요셉 님, 혼인 비용에 대해 걱정은 하지 마십시오. 저희 쪽에서 이 혼인에 대한 비용을 부담할 터이니 말입니다. 또한 두 사람이 살 집도 저희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빌립의 적극적인 태도에 요셉은 자신의 주장을 접고 수긍하는 듯하였다.

“빌립 님, 저희가 시간을 두고 의논해 볼 터이니 그때까지만 기다려 주시기를 바랍니다.”

빌립도 알겠다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런데 큰 아드님은 어디 계시나요?”

“예수는 회당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그래요? 그렇다면 가는 길에 얼굴을 한번 보고 가야겠군요.”

빌립이 회당 앞에 당도하자 청년 하나가 나오더니 미리 알고 손님을 맞이하듯 인사를 했다.

빌립이 청년에게 물었다.

“혹시 요셉의 아들 예수라는 청년을 아시오?”

“제가 바로 찾고 계신 예수이옵니다.”

예수는 이미 정혼할 여인의 아버지가 올 것임을 신으로부터 들어 알고 있었다.

빌립은 요셉 부부와 나눴던 대화를 예수에게 들려주며 예수에게 물었다.

“예수, 자네의 부모는 처음 치르는 혼사이다 보니 걱정이 많으신가 보네. 그런 걱정은 마시라고 했지만 아무래도 생각이 많으실 것이네.”

“네, 아마도 갑작스러운 일이라 놀라셨을 것입니다.”

“그런데 부모님과는 다르게 자네는 참으로 침착하구먼. 아직도 한참 어린 나이인데 말이야.”

“그렇게 생각해 주신다니 감사합니다.”

빌립은 예수를 직접 보고 나니 왜 조상이 꿈에 나타나 이 청년과 딸을 혼인시키라고 했는지 알 것 같았다. 그는 예수의 말씨와 인품이 아주 마음에 들었다.

“예수, 자네의 부모님과는 시간을 두고 의논하기를 바라네. 나는 자네가 올 때까지 기다리고 있겠네.”

천상에서는 신과 가브리엘이 이 모든 것을 지켜보고 있었다.

“하나님, 빌립이 진정 믿음이 대단합니다. 그런 아버지의 딸이라면 너무도 훌륭한 예수의 배필이 될 것으로 생각되옵니다.”

“그래. 맞다. 빌립의 딸은 훌륭한 예수의 배필이 될 것이다.”

신은 아담이 타락으로 인해 그 자리를 잃어버리자 그를 대신할 하늘의 아들을 찾아 나왔다. 아담이 타락하지 않았다면 그는 하늘의 아들, 독생자로 남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 그 독생자는 예수가 되었다. 하와도 타락으로 하늘의 딸, 독생녀 자리를 잃고 말았기에 신은 하와를 대신할 독생녀를 찾아야만 했다.

신은 이번에는 기필코 아담과 하와가 이루지 못했던 이상을 예수와 수산나를 통해 이루리라 결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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