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의 혼인 잔치

by We Young

예수 일행이 갈릴리 도시를 순회하던 중에 집회를 마치고 저녁이 되었다.

제자 하나가 갑자기 장막 안으로 들어왔다.

“선생님, 누가 찾아왔습니다.”

“누가 찾아왔느냐?”

“선생님의 어머님과 동생이라고 합니다.”

그러자 예수의 표정이 굳어지며 퉁명스럽게 대답했다.

“누가 내 어머니이며 동생이냐?”

스승의 반응에 장막 안에 둘러앉아 있던 제자들이 어리둥절하여 서로의 얼굴만 쳐다보았다.

그러자 예수는 모여 있던 제자들을 향해 말하였다.

“누구든지 하나님의 뜻대로 행하는 자가 내 형제요, 자매요, 어머니이다.”

예수는 제자들을 내보내고 찾아온 어머니와 동생을 장막으로 들어오게 했다.

“이게 얼마 만이냐?”

마리아가 10년 만에 만난 예수를 안고 목에 입을 맞추었다.

예수는 10년 동안 하늘의 뜻을 탐구하고 준비하기 위해 이스라엘 전역을 다니며 구도의 생활을 해 왔다. 하지만 결코 나사렛은 두 번 다시 가지 않았다.

마리아는 그동안 예수가 어디서 무엇을 하는지 몰라서 사람들에게 묻곤 하였지만 누구도 알지 못하였다. 그러다가 예수가 사람들을 이끌고 다니며 말씀을 전파한다는 소식을 듣고는 야고보와 동행하여 오게 된 것이었다.

10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마리아의 얼굴에는 깊은 주름이 파이고 손도 거칠어져 있었다. 예수는 그런 늙은 어머니를 대하니 만감이 교차하였다.

“어머니, 그동안 잘 지내셨습니까? 어찌 이곳까지 오셨습니까? 나사렛에서 여기까지 오시려면 반나절은 걸리셨을 터인데.”

“엄마가 아들을 보러 오는데 그쯤이야 대수겠느냐? 네가 갈릴리 전역을 순회하고 다닌다는 소식은 들었다. 네가 나사렛 근처에 오면 한번 들르거라 생각했는데 한 번도 오지 않길래 더 늦기 전에 너를 만나려 오늘 이렇게 왔다.”

그렇게 말하고는 눈물을 흘렸다.

“네가 나와 가족을 찾지 않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우리 가족이 너를 좀 더 따뜻하게 대해 주었으면 네가 그리하였겠느냐? 미안하구나.”

마리아는 더욱더 흐느끼며 눈물을 흘렸다. 그러자 옆에 있던 야고보가 마리아를 달랬다.

“어머니, 그만 하세요. 이렇게 형님을 만나서 좋은 날에 왜 이리 슬피 우시는 거요.”

예수도 마음속으로는 눈물이 흘렀지만, 얼굴은 변화 없이 조용했다. 마리아는 예수가 아무 말이 없자 그저 예수의 얼굴만 바라보며 눈물을 닦았다. 그렇게 잠시 시간이 흐르고 야고보가 예수에게 물었다.

“형님, 혹시 다음 주에 시간이 어떠신가요?”

“다음 주? 무슨 일이 있느냐?”

“다름이 아니오라 막내가 가나에서 혼인하는데 형님도 와 주셨으면 해서요.”

“그래? 막내가 혼인한다고? 그러면 너와 다른 동생들은 다 혼인했느냐?”

“네, 저희는 다 이미 혼인했습니다.”

“그랬구나.”

예수는 야고보와 다른 동생들이 혼인하였다는 말에 왠지 기분이 묘했다.

“그래, 다음 주에 시간이 되는대로 들르겠다.”

다음 주가 되자 예수는 제자들과 가나에 들렀다.

마리아가 예수를 보자 달려와 안고 입을 맞추었다.

“예수가 왔구나. 이렇게 와 주어서 고맙다.”

예수의 동생들도 나와 예수를 끌어안으며 반갑게 맞았다.

예수의 일행은 자리를 잡고 술과 음식을 나누며 혼인 잔치를 즐겼다.

한참을 먹고 마실 때 예수의 어머니 마리아가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예수에게 다가왔다.

“예수야, 어쩜 좋으냐. 사람들이 포도주가 다 떨어졌다고 아우성친다.”

그러자 주변의 제자들이 속으로 ‘포도주 떨어진 것이 아들과 무슨 상관이길래 아들을 보며 말하는 것인가?’하고 의아하게 생각했다.

예수는 마리아가 왜 자기에게 와서 그런 말을 하는지 알고 있었다. 그것은 예수가 예전에 포도주 가공 일을 했던 것을 마리아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예수는 마리아를 쳐다보며 “어머니, 그것이 나와 무슨 상관이 있나이까?”라고 대답했다. 그러면서 마음으로 ‘동생들은 다 시집 장가가고 나는 여태껏 가정을 이루지도 못하였건만 어머니는 고작 술 떨어진 거나 걱정하는가?’라고 탄식하며 한마디 더 하였다.

“내 때가 아직 이르지 아니하였나이다.”

마리아는 예수가 하는 말이 무슨 뜻인지 알고 있었다. 그래서 마리아는 더 이상 아무 말 않고 돌아서려고 하였다. 그런 어머니의 모습이 안쓰러웠는지 예수가 불쾌했던 감정을 추스르고 마리아에게 말했다.

“제가 가서 항아리를 확인해 보겠습니다.”

예수가 항아리를 확인해 보니 마침 딱 한 동이가 남아 있었다. 예수가 남은 포도주를 손으로 맛을 보더니 하인들에게 명령했다.

“빈 항아리에 물을 채우는데 내가 채우라는 만큼만 채워라. 그리고 남아 있는 포도주를 빈 만큼 채워라.”

하인들이 시키는 대로 그 자리에서 물과 포도주를 배합했다.

“이제 다 되었으니, 손님들에게 갖다주어라.”

손님들이 방금 가져온 포도주를 맛보더니 탄성을 지르며 신랑을 불렀다.

“어딜 가나 좋은 포도주를 내고 취한 후에 덜 좋은 것을 내거늘 그대는 지금까지 좋은 포도주를 두었다가 이제 내놓는 것이오?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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