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루살렘에서 서북쪽으로 8시간을 걸어가면 아리마대라는 곳이 있었다. 이곳에는 요셉이라는 사람이 살고 있었다. 요셉이라는 이름이 흔하지만 아리마대 요셉이라고 하면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로 소문난 부자였다. 부자이기도 하였지만 지역의 유명 인사였기에 산헤드린 공의회의 70인 의원 중의 하나이기도 했다.
그에게는 동료 의원인 니고데모라는 친구가 있었다.
어느 날 니고데모가 찾아와서는 대뜸 아리마대 요셉에게 물었다.
“요셉, 자네는 갈릴리 예수를 아는가?”
“예수? 자신이 하늘의 아들이라며 사람들을 몰고 다닌다는 그 사람 말인가?”
“그렇네, 나는 그를 만나서 직접 말씀을 들은 적이 있네.”
“아니, 자네 그러다가 봉변을 당할지 모르네. 여기 산헤드린 사람들이 얼마나 완고하고 무서운 줄 모르는가?”
“그래서 남들 모르게 만났다네. 너무 걱정하지 말게나.”
아리마대 요셉은 니고데모가 걱정되기도 했지만 한편 예수라는 사람이 어떤 인물인지 궁금하기도 했다.
“니고데모, 그를 만나보니 어떻던가? 진짜 하늘의 아들 같던가?”
“아직은 잘 모르겠네만, 그는 확실히 우리와 다른 사람임은 틀림없네.”
“어떤 면에서 그런가?”
“그는 입은 옷은 허름하였지만, 용모와 몸가짐이 기품이 있었고, 입에서 나오는 말 한마디 한마디는 사람의 마음을 흔들었네. 그의 말을 듣다 보면 정녕 이 사람이 하늘의 아들인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네.”
니고데모의 고백에 아리마대 요셉은 충격을 받았다. 하늘의 아들이란 결국 메시아란 말 아닌가? 그에게 평생소원은 메시아를 당대에 만나 영접하는 것이었다. 만일 예수가 메시아라고 한다면 지금 이때야말로 메시아를 맞이할 수 있는 절호의 순간이 아닐 수 없는 것이었다.
“니고데모, 예수를 만나려면 어디로 가야 하는가? 나도 가서 그를 보고 싶네.”
니고데모는 아리마대 요셉의 요청을 흔쾌히 받아들였다. 그들은 예수가 전국을 순회하다가 종종 유대 땅에 머무르게 되면 은밀히 찾아가 예수의 말씀을 듣고 오고는 하였다. 그들은 예수의 말씀에 감복하여 결국 제자가 되었다.
하루는 니고데모가 아리마대 요셉에게 와서 말하였다.
“요셉, 선생께서 오늘 유대 땅에 오셨다고 하니 오늘 밤에 찾아뵈러 가세.”
예수는 그들을 반갑게 맞이해 주었다. 그들은 선생의 환대에 감사하면서도 미안함에 몸 둘 바를 몰랐다.
“선생님, 저희가 아직 부족하여 떳떳하게 다니지 못하고 이렇게 밤에 찾아왔나이다. 부디 저희를 용서하소서.”
“아니다. 너희가 바리새인이면서도 그들의 완악함을 이기고 이렇게 나를 보러 오니 내 마음이 기쁘다. 아마도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도 너희의 마음을 아시고 기뻐하실 것이다.”
그러자 니고데모가 감사한 마음을 담아 대답했다.
“선생님, 우리가 선생님이 하나님에게서 오신 분인 줄 아나이다.”
옆에 있던 아리마대 요셉도 미소 지으며 거들었다.
“그렇습니다. 하나님이 함께하시지 아니하시면 선생께서 행하시는 이 기적을 아무도 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러자 예수가 그들에게 대답했다.
“내가 행한 기적이 중요한 것이 아니요,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사람이 거듭나지 아니하면 하나님의 나라를 볼 수 없느니라.”
니고데모와 아리마대 요셉이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며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선생님, 사람이 늙으면 어떻게 다시 태어날 수 있사옵니까?”
니고데모가 묻자, 예수가 대답하였다.
“사람이 물과 성령으로 거듭나지 아니하면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갈 수 없느니라.”
니고데모와 아리마대 요셉이 평생 처음 듣는 말씀에 어안이 벙벙하여서 할 말을 못 하고 있었다.
이에 예수는 제자들이 답답했는지 책망했다.
“너희는 이스라엘의 선생이라는 사람들이 어찌 이러한 말을 알지 못하느냐.”
그러자 제자들은 고개를 숙이고는 침통한 표정을 지었다. 예수는 그들의 표정을 보더니 미소를 지으며 말하였다.
“너무 상심하지 마라. 내가 너희에게 성령으로 거듭난 사람만이 알 수 있는 하늘의 비밀을 알려주겠노라.”
“선생님, 그것이 무엇이옵니까? 궁금하옵니다.”
그러자 예수는 다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 이는 그를 믿는 자마다 멸망하지 않고 영생을 얻게 하려 하심이라. 하나님이 그 아들을 보내신 것은 세상을 심판하려 하심이 아니요, 그로 말미암아 세상이 구원받게 하려 하심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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