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였는지 모르겠지만 직감을 믿게 되었다. 특히 안 좋은 직감은 거의 맞아떨어졌다. 백발백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직감이라는 건 본능이자, 그동안의 경험이 쌓인 데이터의 결과다. 즉 믿을만하다는 것. 직감만큼 명확하게 '아니다'를 가리키는 것도 없는 것 같다.
일상에서 직감이 발휘되는 건 대개 부정적인 감정을 동반한다. 좋은 일을 예측하는 일은 드물다. 좋은 일이 생기는 건 그만큼 행운이 따르는 일이다. 행운은 개인이 어찌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결과를 나쁘게 예상하지도 않는다. 요즘은 무슨 일이든 '그냥' 한다. 일의 결과에 대해 좋고 나쁨을 미리 재단하지 않는다.
그런데 가끔 나쁜 예감(직감)이 드는 순간이 있다. 그럴 때는 직감에 따른다. 이건 나를 믿는다는 얘기가 되고, 내 선택을 믿는다는 것이다. 나를 좀 더 믿게 되었다는 점에서 좋은 변화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전까지는 직감을 생각으로 착각했다. 그래서 대개 가볍게 여기거나, 단순히 나의 문제로 여기거나, 쉽게 무시하곤 했다. 그 대상에 대해 내가 부정적인 생각을 하는 거라고 치부했다. 조금 둔한 면도 있었다. 요즘은 훨씬 예리해진 듯하다.
나에게 안 좋은 일이라는 것을 이성적 판단이 아니라 직감이 아주 확실하게 가리킬 때가 있다. 지금은 그런 날이 선 감각이 스치는 순간 최대한 빨리 그 상황에서 벗어나려고 한다. 이것도 경험치가 쌓인 결과라 할 수 있다. 안 좋은 예감이 드는 일에까지 애써 긍정 회로를 돌릴 필요는 없다.
가끔은 상황을 판단하기도 전에 직감에 따라 몸이 움직일 때가 있다. 그렇게 위기를 모면한 경험이 있다. 예상치 못한 상황과 갑자기 닥친 문제 앞에서 이성적 판단이란 대개 흐려지기 마련이다. 그럴 때 발휘되는 게 직감이란 능력이 아닐까.
본능이든, 감각이든, 느낌이든, 생각이든. 애초에 세상에서 나만큼 의지할 것도 없다. 나를 믿기로 했다. 내 직감에 따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