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에세이
지난밤 꿈의 이야기
양쪽으로 바다가 있는 가운데의 길을 가고 있었다. 네모난 검은색 수납 박스를 차곡차곡 쌓고서 그게 넘어지지 않도록 부여잡고 걸었다. 넘실대는 바닷물에 휩쓸릴까 자꾸만 흐트러지는 상자가 넘어질까 불안해하며 힘겹게 발을 옮겼다. 그러다 반가운 동료를 만났다. 그 순간 동료가 있는 곳은 푸른 꽃밭이었다. 그는 그곳에서 웃고 있었다. 동료와 함께 다시 길을 나섰다.
길은 끝이 보이지 않았다. 그러던 중 동료가 아팠다. 그를 두고 갈 수 없는 나는 잠시 멈춰 가기로 했다. 다행히 우리에게 필요한 모든 것들이 우리가 들고 온 상자에 들어 있었다. 내가 왜 이런 것까지 들고 왔냐며 그의 물건에 대해 물었을 때 그는 “다 필요할까 봐. 쓸 일이 있을까 봐” 챙겼다고 했다. 그렇게 우리는 한참을 그 자리에서 머물렀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우리 둘은 하늘을 바라보며 앉아 있었다. 그 순간 우리 뒤에서 석양을 가리고 있던 어둠의 빛이 지우개로 지우듯 걷히기 시작했다. 어둠은 끝내 사라지고 붉게 물든 하늘만이 우리를 감쌌다. 우리는 그 자리에 앉아 그 광경을 한참을 바라보았다.
이 꿈이 우리네 인생과도 닮았다고 생각했다. 우리는 그저 길을 가기 바쁘다. 제 몸으로 옮기기 힘든 커다란 짐을 끌어안고서. 우리가 가는 길이 언제 바닷물에 휩쓸릴지, 우리가 짊어진 짐들을 언제 잃어버릴지 몰라 우리는 늘 전전긍긍한다.
<멈춰 선 곳에서>
길은 끝이 보이지 않는다
시련이 닥치고 넘어진다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때로는 그렇게 멈춰 선 곳에서
아름다운 광경을 목격한다
왜 그토록 많은 것들을 끌어안고 가려고 하는지
왜 끝이 보이지 않는 길만 바라보고 있는지
왜 손에 쥐고 있는 것들만 움켜쥐려 하는지
무엇을 놓치며 살아가고 있는지
때로는 그렇게 멈춰 선 곳에서
우리는 비로소 알게 된다
어두운 빛이 사라지고 붉은빛의 석양이 드러났을 때 그 찰나가 잊히지 않는다. 꿈은 거기서 끝났지만 그 후 우리는 다시 일어나 그 길을 계속 갔을 것이다. 조금은 다른 마음을 품고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