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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멋쟁이 소방관 Oct 14. 2024

스마트폰에 빠지다

Fall in smartphone

길을 걷다 스마트폰을 꺼낸다.


카카오톡 메시지가 쌓여 있다. 설렌다.


쇼핑, 쿠폰, 보험까지… 광고 글을 먼저 지운다.

게비스콘 광고 갈무리

알림을 뜻하는 빨간 동그라미 속 숫자가 다 지워져야 마음이 편안해진다.


대체 이 감정은 뭘까?


다음으로 읽지 않은 메시지 표시가 된 단체 대화방에 들어간다.


이내 대화방 속 이야기에 빠져든다.


나도 한마디씩 거들다 보니... 대화가 길어진다.


좀처럼 종결이 되지 않는 단체대화방 속 메시지에 계속 신경이 쓰인다.


특히, 내가 글을 쓴 뒤로 대화가 이어지지 않으면 초조하기까지…


어느덧,


"ㅋㅋㅋㅋㅋㅋㅋ"

"ㅎㅎㅎㅎㅎㅎㅎ"


‘모음’을 잃은 ‘자음’들만의 웃음소리가 가득하다.

이제 곧 대화가 종결될 것이다.


'ㅋㅋㅋ', 'ㅎㅎㅎ' 은 어느덧 종결의 시그널이 됐다.


이제 스마트폰 화면을 끈다.


다시 길을 재촉하며 걸어간다.


'아, 근데 나 뭐 찾으려고 스마트폰 본건데... 뭐였더라? 뭐였지?'


무언가를 찾기 위해 꺼낸 스마트폰인데, 카카오톡 대화만 20분 동안 했다.


집에 도착할 때쯤 내가 찾는 게 뭔지 알 수 있었다. 우리집 앞 식당을 본 순간.



스마트폰은 스마트는 뭘 의미하는걸까? 내 뇌를 갉아먹는 스마트폰인가?


스마트폰에 빠진 나,

스마트폰 알림을 모두 꺼놨지만 여전히 나는 스마트폰의 노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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