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ll in smartphone
길을 걷다 스마트폰을 꺼낸다.
카카오톡 메시지가 쌓여 있다. 설렌다.
쇼핑, 쿠폰, 보험까지… 광고 글을 먼저 지운다.
알림을 뜻하는 빨간 동그라미 속 숫자가 다 지워져야 마음이 편안해진다.
대체 이 감정은 뭘까?
다음으로 읽지 않은 메시지 표시가 된 단체 대화방에 들어간다.
이내 대화방 속 이야기에 빠져든다.
나도 한마디씩 거들다 보니... 대화가 길어진다.
좀처럼 종결이 되지 않는 단체대화방 속 메시지에 계속 신경이 쓰인다.
특히, 내가 글을 쓴 뒤로 대화가 이어지지 않으면 초조하기까지…
어느덧,
"ㅋㅋㅋㅋㅋㅋㅋ"
"ㅎㅎㅎㅎㅎㅎㅎ"
‘모음’을 잃은 ‘자음’들만의 웃음소리가 가득하다.
이제 곧 대화가 종결될 것이다.
'ㅋㅋㅋ', 'ㅎㅎㅎ' 은 어느덧 종결의 시그널이 됐다.
이제 스마트폰 화면을 끈다.
다시 길을 재촉하며 걸어간다.
'아, 근데 나 뭐 찾으려고 스마트폰 본건데... 뭐였더라? 뭐였지?'
무언가를 찾기 위해 꺼낸 스마트폰인데, 카카오톡 대화만 20분 동안 했다.
집에 도착할 때쯤 내가 찾는 게 뭔지 알 수 있었다. 우리집 앞 식당을 본 순간.
스마트폰은 스마트는 뭘 의미하는걸까? 내 뇌를 갉아먹는 스마트폰인가?
스마트폰에 빠진 나,
스마트폰 알림을 모두 꺼놨지만 여전히 나는 스마트폰의 노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