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긍정

잉생 똑바로 살자...

요즘 나는 우울함의 감정에 널뛰기를 하고 있어. 점점 가능성이 물거품처럼 사라지고 있다고 생각하니 사십 줄이 코앞이라고 생각하니 하루하루 겁이 나고 불안하고 그리고 우울해.

평상시 같았으면 뭐라도 배웠겠는데 요즘은 그럴 기분도 안나. 그냥 뭐 끝이 날 것 같지 않은 심해 속에서 허우적거리는 느낌이랄까. 누군가 다리 한 짝만 살짝 끌어당기면 바로 물거품이 돼 사라질 것 같아. 아니 그 편이 차라리 낫겠다고 생각하는지도 모르지.


오늘 오랜만에 거울을 봤어. 코트에 설탕 녹은 것 같은 게 붙어 있더라. 꽤 오래된 거 같은데. 얼굴은 이미 유령신부야. 이미 그런 것 따위 안중에도 없이 멘탈 나간 상태 꽤 오랫동안 지속 중이야.


큰 아버지 칠순잔치였어. 나가기 싫더라. 나가서 백수 된 거 광고하기도 싫고 이 나이에 결혼 왜 안 했나 동정의 눈빛 받고 싶지도 않고.

아프다고 거짓말 하고 영화를 봤어. 에린 브로코비치. 2000년 작이라 꽤 연식이 있는 영화.

영화든 음악이든 클래식이 진리일 때가 있더라. 비긴 어게인에서 박정현이 고전 클래식 명곡 마이웨이를 불러 이태리의 한 동네 어귀를 감동의 도가니로 만든 것부터가 그렇더라고.



노래 아무리 잘한 들 아직은 어린 수현이가 아니면 헨리가 그 감성을 이해하고 표현할 수 있겠어. 삶의 풍파를 겪은 인생 내공자 박정현이니까 할 수 있겠지. 박정현 그래 실력도 타고났고 끊임없이 노력해온 인생이라 애초에 나와는 거리가 먼 사람이지만 어쨌든 그래.



이제 나이를 먹었으니 안돼, 앞으로는 더 안될 거야 이런 생각들로 내가 내 자신을 파괴해 버릴 필요가 있나 싶은 생각이 드네. 내가 내 자신을 삼켜버리는 것 같아. 그것도 잘근잘근 씹어서 말야. 내가 환경에 파괴당하기보다 사실 어쩌면 불안한 내 자신이 나 스스로를 파괴하는 게 아닐까 싶었어.


그 와중에 영화 재밌더라. 아니 힘이 되더라. 통장 잔고 16달러의 애 셋 딸린 이혼녀의 좌충우돌 성공스토리. 애잔하게 와 닿더라고. 요즘 내내 좀비 같았던 내가 영화 보면서 박수까지 치는 나를 보고 소스라치듯 놀랐을 정도야.





어떻게 보면 될 놈은 뭐 어떻게든 된다는 식으로 또 꼬아 생각할 수 있겠지만 정말 답 없는 상황을 타개, 아닌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그 스토리가 너무 와 닿더라고. 인생 전체를 놓고 운의 플로우가 다 똑같은 거 아니잖아. 그렇게 생각하자. 어제는 부정적이었지만 오늘은 긍정적이어야 나도 숨도 쉬고 살지 않겠니?



어떻게든 정신 붙들어매고 지금의 상황을 타개할 정신력로 무장하고 살아야겠단 생각.

이런 영화를 만든 사람은 어쩌면 활인업자일 수도 있겠어. 어쩌면 사람 하나 살릴 수 있는 것도 작품이고 영화가 될 수 있겠다 싶어.


이런 영화 볼 때마다 어쩌면 나 지금 생떼 부리고 있는 걸 수도 있겠어. 인생 똑바로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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