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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약이에게'

기가막힌 주제를 준 딸 덕분에 글을 쓴 하루.

간단명료에게 정해준 주제였다.


"엄마! 삐약이한테 써줘"


난감했지만 이내 편지지의 한바닥을 다 채웠다. ' 나 이제 글쟁이가 되어가는건가?' 싶지만 사실 나는 편지를 쓰는 것을 굉장히 좋아했다.


늘 편지에 쓸 누군가를 떠오르면 편지를 쓰고 주지 못하고 간직하다가 '이쯤이면 됐어'라고 혼자 위로하고 혼자 기억을 지우려했다.


'사람을 너무 좋아했나?' 라고 생각이 들었고, 이제는 스스로가 정의 할 틈도 없이 성숙해져버렸다. 아니 어른이 된 것이라는 것.


손때 묻은 편지가 그리운 나는 기회라는 생각에 그동안에 감정들을 기억나는 순으로 나열했다. 나를 돌아보았고 좋은 선택과 판단으로 움직였던 순간들이 알게 모르게 흡수하며 호흡했다.


<삐약이 배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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