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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몽망 Aug 29. 2020

지구의 감기는 불치병이라고요?

이런 돌팔이를 봤나~

혹시 기후 위기라고 들어보셨는지요. 만약 그렇다고 해도 몸으론 확 와닿진 않을 수도 있어요. 관련 종사자가 아니면 일상생활에서 뚜렷한 징후를 찾아보기 힘들거든요. 그럼 이렇게 상상해볼게요. 인간의 체온은 평균 36.5도에요. 조금씩 내려갔다가 올라가기도 하지만 곧 평균점으로 수렴하는 게 정상입니다. 가장 이상적인 체온이기 때문이죠. 그런데 만약 감기바이러스 같은 불순물이 몸속에 생기면 체온도 막 올라가고 여러 증상이 나타나겠죠? 머리도 아프고, 온몸이 다 쑤시고…. 지구도 똑같지 않을까요? 현재 지구에는 필요 이상의 불순물들이 너무 많이 생기고 있어요. 자, 그러면 지구가 감기에 걸리면 어떻게 될지 알아볼게요.



출처 : tvN 인사이트 '미래수업'

지구의 온도가 항상 지금 같았던 건 아니에요. 그래프에 있는 보라색 박스를 봐주세요. 인류가 처음 세상에 발을 디디기 전부터 지구는 오랫동안 빙하기와 간빙기를 반복하고 있었죠. 그리고 20만 년 전, 호모 사피엔스가 출현한 이후부터 약 1만 전 전까지를 구석기 시대라고 부릅니다. 조금 의아한 점은 호모 사피엔스부터는 현 인류와 크게 다를 게 없다고 하는데 이때까지 눈을 크게 뜨고 찾아봐도 문명은 찾아볼 수 없어요. 이번엔 그래프 오른쪽에 있는 초록색 원을 봐주세요. 약 8200년 전부터 현재까지의 지구 온도, 이산화탄소 농도, 그리고 해수면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잘 보시면 온도와 해수면이 큰 변화 없이 안착하여 일정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게 보이실 거예요. 이때부터 인류는 문명 발달에 박차를 가하고 지금에 이르러서는 전례가 없는 발전을 이뤘죠. 안정적인 기후와 일정한 해수면은 농사를 짓기에 최적이었고, 비로소 정착 생활이 자리를 잡고 도시가 발달했으니까요. 그래서 현재 인류의 전성기는 지구 온도와 해수면 덕에 이루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런데 만약, 지구 온도가 점점 높아지고 덩달아 해수면도 상승하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요.



출처 : 한의신문

다른 이야기도 좀 해볼게요. 요즘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많이 힘드시죠? 우리나라뿐만이 아니라 전 세계 많은 사람이 모두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는 거 같아요. 하지만 많은 전문가가 입을 하나로 모아 얘기하듯 언젠가는 이 시국이 종식되고 일상을 되찾을 날이 올 겁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그다음에 이런 일이 또 일어난다면 어떡하죠? 최근 기후 변화로 인해 이전에 보기 드물었던 해양 생물들이 해안가에서 자주 포착되고 있다는 기사들이 많아요. 걔 중에는 인간에게 해로운 생물도 있고요. 또, 이런 현상은 바다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기후 변화는 육지, 해양, 공중을 아울러 많은 야생동물이 서식지를 옮겨 다녀야만 하는 큰 원인이 되고 있어요. 그리고 혹여나 우리가 모르는 정체불명의 균을 지니고 있을 수도 있고, 이렇게 사람과의 접촉이 빈번해지기 시작하면 언제 또 다른 바이러스가 창궐할지 모른다는 거예요. 인류는 그렇게 천연두, 페스트, 콜레라, 신종플루 등을 많은 전염병으로부터 고통받았던 역사가 있고, 현세대는 또 다른 역사의 한 가운데에 서 있죠.




이번엔 온실가스 얘깁니다. 대기 중에 온실효과를 가져오는 기체는 6개 정도가 있어요. 그중 지구 온도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건 이산화탄소라고 합니다. 문제는, 이산화탄소 농도가 평균 주기를 넘어섰다는 거예요. 첫 번째 그림의 주황색 선을 봐주세요. 지구 스스로 1만 년 동안 0.01% 증가한 걸 인간이 100년 만에 인위적으로 같은 수치를 증가시켰어요. 무려 100배나 빠른 속도죠. 여기에는 두 가지 우려할 점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지구가 스스로 가지는 회복 주기가 깨졌다는 거고요. 두 번째는 이산화탄소 증가로 인해 지구 온도 상승이 불가피하다는 겁니다. 인류는, 아니 전 지구적으로도 2도를 넘어간 적이 단 한 번도 없어요. 태초의 불구덩이였던 신생아 지구를 빼고는요. 이대로라면 인류는, 아니 지구도 경험해보지 못한 미지의 세계로 진입할지도 모릅니다. 아직 확 와닿지 않을지도 모르겠네요. 빙하기와 간빙기를 구분하는 차이가 고작 4도입니다. 그래서 지구 온도가 평균 -2도에 이르면 빙하기, 2도에 달하면 간빙기라고 불러요. 그리고 지금처럼 스스럼없이 2050년까지 가다간 지구의 평균 온도가 2도를 넘어서고, 마침내 인류에겐 어떤 대재앙이 닥칠까요?



'대멸종 연대기' 저자 피터 브래넌

놀라운 사실이 있습니다. 지구에서는 이미 5번이나 대멸종이 일어났다는 거예요. 불 속에서 출발한 지구는 40억 년의 불모지에서 동식물 역사상 가장 흥미로운 5억 년을 맞이해요. 그리고 그 후, 5번의 대멸종을 거치고 인류가 생태계 최상위에 올라서 있죠. 대멸종이 일어날 때마다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일이 있어요. 바로 먹이사슬이 무너지면서 최상위 포식자는 대부분 절멸의 길을 걸었다는 거예요. 공룡을 박물관에서만 볼 수 있다니요! 지금도 기후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도태되는 생물이 부지기수입니다. 기후재난은 어떻고요. 최근에 빈번히 일어나는 극심한 폭염, 태풍, 장마, 홍수 등은 인류에게 재앙을 안겨주고 지금도 생태계를 파괴하고 있습니다. 6번째 대멸종의 시한폭탄은 언제 멈출 수 있을까요.



우리는 대규모 멸종의 초입에 와 있습니다. 하지만 여러분들은 돈과 경제가 끝없이 성장할 것이라는 동화 같은 얘기만 늘어놓고 있습니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습니까?


스웨덴의 소녀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Greta Thunberg)가 한 말입니다. 그녀는 2019년 유엔본부에서 열린 기후행동 정상 회의에서 “당신들이 내 꿈을 빼앗아갔다”라며 전 세계의 정치지도자들을 매섭게 질타했습니다.



우리는 정의로운 사회를 꿈꿉니다. 이런 사회 안에서는 자신이 한 일에 책임을 지는 것이 제1의 원칙이기도 하죠. 하지만 우리가 키워온 기후 위기를 해결하지 않고 그대로 다음 세대에게 떠넘겨버린다면 과연 정의롭다고 할 수 있을까요? 그들은 아무 편익 없이 원인자와 처리자가 다른 여러 문제를 떠안게 될 겁니다. 유엔은 말합니다. 공정성을 통해서 정의로운 세상을 만들어야만 전 세계적으로 기후 위기에 대응할 수 있다고요.



한국이 기후행동추적(Climate Action Tracker)에서 선정한 세계 4대 기후 악당 국가 중 하나라고 합니다. 국제사회에선 '선진국'으로 인정받고 있는 대한민국이 기후 변화-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에서는 악당 취급을 받는 처지에요.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이 곧 저성장을 의미하는 것으로 받아들이는 경제계와 시민들의 전반적인 의식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죠.



독일 같은 유럽국가에서는 소비를 할 때마다 죄책감을 느끼는 풍조가 시민들 사이에 널리 퍼져있다고 합니다. 소비를 '미덕'으로 생각하는 한국과는 대조되는 모습이네요. 어쩌면 기후 문제는 정부와 기업의 책임만이 아닐지도 몰라요. 그들은 우리의 니즈를 반영해서 움직이고 있으니까요. 우리도 바뀌어야 할 시점입니다. 똑똑한 소비, 책임 있는 소비, 윤리적인 소비 등 자신이 할 수 있는 것부터 차근차근 말이죠.



이미 상승해버린 기후를 단기간에 해결하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합니다. 지구가 어느 날 작심하고 땅 위 모든 걸 얼려버린 후 빙하기라 선언하기 전까진 말이죠. 우리는 가능한 한 빨리 온실가스 배출 감소에 힘을 쏟지만, 이미 발걸음만 남기고 올라가 버린 기후에는 적응할 준비를 해야 할 겁니다. 경제도 살리고 온실가스도 줄이는 신박한 해법이 필요한 시점이기도 하죠. 이미 외국에서는 탄소 배출권 시장이 만들어지고 탄소 배출권 거래 중개인이란 직업도 생겼다고 합니다. 우리나라도 얼마 전 그린 뉴딜이라는 정책으로 나름 기후 변화에 대응하겠다는 포부를 늘어놓았죠. 개인적으로 이번 정책이 성공해서 경제도 살리고 기후 위기에 대한 의식이 시민들 사이에서 고조되었으면 합니다. 앞으로는 어떤 불편함이 기다리고 있을지 생각하면 두렵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다음 세대에게 살기 좋은 지구를 물려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조금 더 자세한 내용 알고 싶으시다면 tvN 인사이트 '미래수업' 유튜브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DC0O1Mh7eSI // 제목은 저래도 내용을 충실한 편입니다^^




커버 이미지 저작권

출처 : Economist

링크 : https://www.economist.com/leaders/2019/09/19/the-climate-iss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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