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감각

요즘 것들은 정말 버릇이 없을까?

by 효문

딸이 중고등학교를 다닐 때는 학교폭력에 대한 뉴스를 볼 때마다 한 번씩 물어보곤 했다. "너희 학교에는 학교 폭력 문제없어?" 그때마다 딸의 대답은 늘 한결같았다. "저런 뉴스 좀 보지 마. 학교 폭력 없는 학교가 더 많아." 얼마 전 만난 고등학교 선생님도 비슷한 얘기를 했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예전에 우리와 별로 다를 바 없는 그냥 아이들일 뿐이라고.


세 사람이 우기면 없는 호랑이도 만들어낸다

옛말에 '세 사람이 우기면 없는 호랑이도 만들어낸다'라고 했다. 편견이나 고정관념도 그렇게 생겨난다는 생각이 든다. 몇몇 사람이 '요즘 아이들은 버릇이 없다. 독립심이 없다. 이기적이다. 물질만능주의다.' 또 '요즘 어른들은 환경문제에 관심이 없다. 성감수성이 떨어진다'라고 말하다 보면, 어느 순간 마치 그것이 사실인 양 받아들이게 된다. 그런데 정말 사람의 성향이나 가치관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언제 태어났느냐일까?


<세대 감각>의 저자 바비 더피 '세대 차이를 과도하게 부풀리는 세대 신화는 깨져야 한다'라고 말한다. 만들어낸 프레임일 뿐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사람의 변화 즉 모든 태도, 신념, 행동이 시간에 따라 어떻게 변화하는지 설명할 수 있는 것은 3가지 요소는 ‘시대의 영향, 생애주기의 영향, 코호트(cohort)영향’뿐이라고 말한다. 주기(Period) 효과는 코로나 팬데믹처럼 특정 시점에 전 세대가 공통으로 겪는 역사적·사회적 사건이나 변화가 만들어내는 영향을 말하고, 생애주기(Life-Cycle) 효과는 나이에 따라 자연스럽게 가치관·행동·사회적 역할이 변하는 것을 의미한다. 마지막으로 코호트(Cohort) 효과는 비슷한 시기에 태어나 공통된 청년기를 겪은 집단이 갖는 장기적 특성을 말한다. 여기서 '코호트 효과 즉 세대효과'만 지나치게 강조하면 잘못된 해석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때문에 사회 현상을 분석할 때는 "이 변화가 어떤 시점에, 어떤 나이에, 어떤 코호트에게 발생했는지를 함께 따져봐야 진짜 원인을 알 수 있다"고 말한다.




외로움이 하루에 담배 15개비를 피우는 것만큼 치명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도 있다. 주장의 출처는 북아메리카, 유렵, 일본, 중국, 오스트레일리아에 걸친 148개 연구에 대한 메타 분석이다. 연구에 따르면 사회적 유대가 좋은 사람들은 사회적 유대가 좋지 못한 사람들에 비해 장기에 걸친 생존 가능성이 50% 높았다. 이 정도라면 금연에 준하는 수치다.
그렇지만 결정적으로 연구자들은 구체적으로 외로움이 아니라 모든 사회적 유대의 영향을 측정했다. 여기에는 다양한 척도, 즉 대상자가 다른 사람의 실질적인 지원을 받는지, 스스로 얼마나 지원을 받고 있다고 인식하는지 등은 물론 결혼여부, 친구 네트워크의 크기와 깊이, 혼자 사는지의 여부도 포함된다. 우리는 이런 연구들이 인과관계보다는 연관성만을 증명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흡연과의 비교는 눈길을 끌지만 인과성을 확신하기는 어렵다.



모든 복잡한 문제에게는 간단한 해답이 있다
그리고 그 답은 오답이다

‘요즘 젊은것’들은 어느 시대나 있었다. 백 년 전에도 있었고, 천 년 전에도 있었다. 세대를 나누는 순간 우리는 편견의 틀에 갇히게 된다. 특정 사례만 보고 일반화하는 것은 몹시 위험한 일이다. 저자는 미국의 저널리스트 H.L.멩켄의 말을 빌어 이렇게 말했다. "모든 복잡한 문제에게는 간단한 해답이 있다. 그리고 그 답은 오답이다." 태어난 시기만으로 사람을 단순 분류하는 세대 관념은 허구에 가까울 뿐이라는 것이다. 시대적 사건과 개인의 생애 주기, 출생 코호트를 복합적으로 살펴볼 때 비로소 정확한 원인을 추론할 수 있고, 세대 화합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어떤 정책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통계가 필요하다. 통계 결과 MZ들은 이런저런 특성과 성향을 가지고 있다고 말할 수도 있다. 그런데 과연 그 성향이라는 것이 국가와 문화 혹은 삶의 여정을 초월할까?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사람이 되었든, 사물이 되었든 제대로 보기 위해서는 망원경도 필요하고, 현미경도 필요한 법이다. 전체를 보기도 해야 하고, 자세히 보기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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