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늘고 길게 살아남는 필살기는 전문성

대체 불가능한 방송작가가 되는 방법

by 조아로운


인터넷상에서 떠도는 이야기를 하나 소개해 보려 한다.

한 회사에 일을 유난히 수월하게 해내는 직원이 있었다. 속도도 빠르고, 결과도 좋았다. 주변에서는 다들 인정하는 사람이었다. 그렇지만 사람들은 그 직원이 맡은 일이 쉬운 일이라고만 생각했다. 어느 날 그 직원이 연봉 인상을 요구했고 회사에서는 거절했다. 결국 그 직원은 회사를 떠났고 남은 직원들은 그 직원의 빈자리를 채우느라 고생했다는 그런 이야기 말이다.




방송작가도 결코 다르지 않다. 특히 방송작가라는 직업은 철저하게 피라미드 구조다. 막내작가에서 서브작가로 입봉 해 자신의 코너를 쓰고 언젠가는 프로그램을 총괄하는 메인작가가 되지만, 메인작가가 되는 순간 바로 체감하게 되는 건 올라갈수록 일자리는 급격히 줄어든다는 사실이다. 코너작가에서 메인작가가 되는 과정도 수월하지는 않다. 사실 메인작가보다 코너작가로 활동하는 시절이 어쩌면 방송작가의 황금기, 다시 말해 리즈시절이다. 찾는 곳도 많고 자신의 역량을 펼칠 기회도 많다. 오히려 메인작가가 되면 역량도 그렇지만, 팀장으로서의 역할이 더 많기 때문에 모두를 빛내줘야 하는 역할을 맡게 되다 보니, 오히려 힘든 뒤치다꺼리를 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게 지내다 보면 나의 역량은 어디에서 나오는지 고민하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나는 과연 대체 가능한 작가일까라는 생각 말이다.




방송작가를 넘어 작가로 오래 살아남기 위해선 대체 불가능한 이유를 하나 만들어야 한다. 그건 거창할 필요가 없다.


자신만의 전문 분야를 구축한 작가 (경제, 의학, 역사 등)

일반인 및 연예인을 포함한 유명인 섭외에 능통한 작가

자료조사를 압도적으로 잘하는 작가

어떤 글이든 에세이처럼 편안하게 소화해 글을 쓰는 작가 (음악방송 위주의 라디오, 휴먼 다큐멘터리에서 빛을 발하기 쉽다)


결국 자리를 기다리는 사람이냐 자리를 만드는 사람이냐의 차이다. 피라미드 구조에서 많은 작가들이 원하는 프로그램의 자리가 생기길 원하지만, 그 자리는 누구나 원하는 자리인지라 공백이 되어도 내 자리가 되리란 보장은 없다.




결국 작가에게 전문성이 필요하다. 전문성은 꼭 자격증이나 학위로 설명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방송작가에게 전문성이란 남들보다 더 깊이 이해하고, 더 쉽게 설명하는 능력이다. 같은 경제 이야기를 들어도 어떤 작가는 어렵게 쓰고 어떤 작가는 모두가 이해하기 쉽게 쓴다. 이 차이가 전문성을 가른다.




결국 오래 남는 사람은 화려하지도 빠르게 트렌드를 따라가는 사람도 아니다. 그 사람의 자리가 비게 되면 바로 티가 나는 사람이다. 어떤 프로그램에서 그 작가여야만 된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면 그만큼 뿌듯한 경우가 없다.




가늘고 길게 일을 하고 싶다면 무조건 버티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무조건 참고 버틴다고 올라가는 구조가 아니기 때문이다. 결국 필요한 건 하나, 나만의 영역이 필요하다. 그게 무엇이든 상관없다. 누군가를 대신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 대신할 수 없는 사람, 작가가 되어야 한다.



대체 불가능한 전문가의 로드맵.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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