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방송계에 입문했을 때 따져 봐야 할 체크 리스트
처음 방송 작가로 발을 내디뎠을 때를 생각해 봤다. 그때나 지금이나 일을 하고 싶어 하는 사람은 간절하지만, 막상 가려고 하는 프로그램은 아무리 문을 두드려도 쉽게 열리지 않는다. 방송 아카데미를 선택하는 이유는 인력 수급이 비교적 수월하기 때문이다. 지금 와서 가장 후회하는 것은 방송 아카데미를 지상파 방송사에서 운영하는 곳이 아닌 사설 학원으로 다녔다는 것이다. 지상파 방송국에서 운영하는 방송 아카데미도 사설 학원이나 마찬가지지만, 내가 다녔던 곳은 원장 개인의 영업장이었기에 강사를 섭외하고 취업처를 연결해 주기에는 영세한 공간이었다. 오히려 방송 아카데미를 다니던 중 작은 방송국에서 주최하는 공모에 입상해 기회를 얻는 사람도 있었고 나 같은 경우는 프리뷰 아르바이트로 방송에 입문했다.
프리뷰 아르바이트는 방송 프로그램에서 카메라에 찍어온 영상들을 피디와 작가가 보기 쉽게 문서화하는 것으로 속기나 다름없는 작업이다. 타임코드라고 3분~5분 단위로 영상이 레코딩되는 시간을 적고 인터뷰한 내용을 받아적는다. 무척이나 고된 작업인데 단순하고 A4 몇 장, 몇 분 정도의 분량을 기준으로 비용을 정산하기 때문에 생각보다 쏠쏠한 알바이다. 작가가 되어서는 그 고되고 지겨운 작업이 싫다는 작가들도 많지만, 막상 일이 없을 때는 알바로 가장 만만한 작업이다 보니, 많이들 한다. 요즘에는 프리뷰 하는 사람들이 아예 회사를 차려 움직이는 경우도 있고 속기 업체에서 작업하는 경우도 있어 단순히 알바라고 생각하면 그렇지만, 이 분야에서도 틈새를 파고들어 수익을 창출하는 예가 적지 않다. 심지어 AI의 발전으로 작가라는 직업조차 위협받는 시대지만, 아무리 클로버 노트니, 영상 요약 AI니 하는 것들이 발전해도 사투리라든지 고유의 말투를 다 받아적지는 못하기 때문에 여전히 틈새를 공략해 볼 수 있는 분야 중 하나다.
처음 방송에 입문하게 되면 좋은 사람도 많지만, 방송이라는 분야에서 겉멋만 잔뜩 든 이상한 사람들을 만날 가능성이 높기에 따져 봐야 할 체크 리스트를 알아두는 것이 좋다.
방송 아카데미는 여의도 한국방송작가협회에서 하는 작가 교육원이나 지상파 방송국에서 운영하는 방송 아카데미를 다니는 것이 좋고 꼭 방송 아카데미를 나오지 않아도 프리뷰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시사교양연구회의 구인구직란을 참조해 자신만의 이력서를 잘 써서 내면 바로 일할 수도 있다. 개인이 운영하는 학원은 되도록 다니지 않는 것이 좋다.
물론 지상파에서 유명한 프로그램에서 일을 하게 되면 좋지만, 일이 꼭 그렇게 있는 것만은 아니니, 체크리스트를 한번 작성해 보기로 한다.
1. 방송 프로그램 제작사라면 제작하는 프로그램이 잘 알려진 프로그램인지, 잘 알려지지 않더라도 방송이
제대로 송출되고 있는 곳인지 알아본다.
2. 케이블 방송사라면 맡게 되는 프로그램이 여러 개일 수도 있으니, 몇 개의 프로그램을 맡는지 알아본다.
3. 서브작가로 처음 발을 내딛을 경우, 집필 계약서가 아닌 도급 계약서를 작성할 수 있다.
챗GPT에게 도급 계약에 대해 물어보고 정리한 글을 첨부한다.
도급계약서는 한쪽(수급인)이 어떤 일을 완성하기로 약속하고, 다른 쪽(도급인)이 그 결과에 대해 보수를 지급하기로 하는 계약을 말해요. 쉽게 말해 **“일의 결과물에 대해 돈을 주는 계약”**입니다.
도급인: 일을 맡기는 사람 (발주자)
수급인: 일을 수행하는 사람 (업체/프리랜서 등)
목적: 특정 완성된 결과물 (예: 건물, 디자인, 프로그램 등)
중요한 포인트:
단순히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결과를 완성하는 것이 기준입니다.
도급계약은 일반적인 근로계약과 다릅니다.
| 구분 | 도급계약 | 근로계약 |
| 기준 | 결과물 | 노동 제공 |
| 지휘/감독 | 없음 (독립적 수행) | 있음 |
| 책임 | 결과 책임 | 과정 중심 |
| 예시 | 공사, 외주 개발 | 회사 직원 |
도급계약서를 작성할 때 반드시 포함해야 할 핵심 항목들입니다:
계약 당사자 (도급인, 수급인)
계약 목적
작업 범위 (Scope)
결과물의 기준 및 사양
착수일 / 완료일
지연 시 책임
총 금액
지급 방식 (선금, 중도금, 잔금)
지급 시기
결과물에 문제가 있을 경우 책임 범위
수정/보완 기간
해지 조건
위약금 여부
결과 중심이라 효율적
인건비 관리가 명확
외주 활용에 적합
결과 미흡 시 분쟁 가능
업무 범위 불명확하면 갈등 발생
실제로는 근로인데 도급으로 위장하면 문제 발생 (불법 가능)
위장 도급: 사실상 직원처럼 일하면서 도급계약을 체결한 경우 → 법적 문제
하자 분쟁: 결과물 품질 기준이 모호할 때
대금 미지급: 완료 기준 불명확
“완성된 결과물에 대해 돈을 지급하는 계약”
물론 도급 계약이 아닌 집필 계약서나 또 다른 형태의 계약서를 내밀 수도 있지만 대체적으로 서브작가로 일하게 되면 이런 계약서를 내민다. 메인작가 역시도 교양 구성작가의 경우 도급 계약서를 내밀 수 있으니 잘 따져보고 사인하면 된다.
4. 사실 일을 시작하는 단계에서 너무 따지면 나중에 문제를 크게 키울 사람으로 오해받을 수 있으니, 마음에 드는 프로그램이고 출근하기로 했다면 출근하고 1주일 정도 상황을 지켜본 다음 계약을 하는 것이 좋다.
요즘에는 SNS를 통해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곳이 많아 방송작가에 대한 직업적인 특성과 그 이면의 그림자까지 알려주는 곳이 많지만 예전에는 그런 정보를 얻기가 쉽지 않았다. 혹시 방송에 입문하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이런 체크리스트를 따져서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