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지각은 왜 방향이 없을까?

부정어

by 안종필 작가


목적지 없는 자극은 희망이 될 수 없다. 포기만 강요할 뿐이다. 지각은 방향이 아니다.
지각만 가르쳐 가지고는 방향은 나오지 않습니다.
방황하는 자에게 필요한 것은 방향, 즉 가리킴 입니다.
지각의 방향은 무엇이겠습니까? 일찍 오라 입니다.
일찍이 방향입니다. ‘일찍’이 주 메시지입니다. 지각은 보조다. 보조는 방향이 없다.
일찍 오면 지각은 만들어지지 않는다.
방향을 나타내는 주 메시지만 잡으면 나머지는 넝쿨째 딸려 온다.


예를 하나 들겠습니다. 고3이 되는 첫째 날입니다. 담임선생님도 학생도 긴장하는 날 이지요. 선생님께서 첫 조회 시간을 다음과 같이 시작 합니다.


N형 그룹선생님 ▎“내일부터 아침 7시 시작이다. 지각하지 마라.

지각하는 놈들 대학가는 것 본적 없다. 특히 누구 누구는 고2때도 지각 결석을 자주 했던데 정신차려라.

수업시간에 자지마라. 알았지”

P형 그룹선생님 ▎"축하한다. 고3은 학창시절 가장 추억에 남는 시기다. 대학입시라는 전쟁터에서 누가 이기는가 한번 붙어보는 열정의 시간이다. 내일부터 7시에 시작한다. 새벽을 깨우자. 새벽은 어둠이 깨어지는 여명黎明의 시간이다


어떻게 들려옵니까?

지각만은 안해야지 하는 학생과 새벽을 깨우겠다는 학생의 걸음걸이는 어떤 모양일까요?

지각만을 면하는 것은 6시 59분까지만 교문에 들어가도 괜찮다.

그러나 새벽을 깨웠다고는 말 할 수 없겠지요.

최소한 새벽을 깨워 일찍 등교 하려면 6시 40분까지는 도착해야 스스로도 새벽을 깨웠다고 하겠지요.

여러분은 부정을 도전하겠습니까? 긍정을 도전하겠습니까?

여러분은 여러분의 자녀에게, 배우자에게, 조직원들에게, 친구에게 흐림을

도전시키겠습니까? 맑음을 도전 시키겠습니까?

P형 선생님은 고3, 8개 반중에 한분 계셨다. 나의 담임선생님 이셨다.

선생님은 우리들에게 긍지와 자부심을 키워주셨다. 남자의 기세를 살려 주셨지요.

지각, 결석 거의 없었어요. 그 선생님은 호랑이 선생님으로 소문나 있었어요. 선배들로부터 내려오는 우리학교 전설 이었어요.

선생님의 슬리퍼 소리만 들려와도 4층 3학년 교실 전체가 쥐죽은 듯 교실로 들어가 수업 준비를 하였지요.

어느 누구도 선생님으로부터 매를 맞거나 벌을 받은 적이 없었어요. 그래도 아무튼 무서워들 했지요.

존경했습니다. 선생님의 특징은 결석자가 있으면 결석 이유를 확인하십니다.

졸업을 앞두고 이런 적도 있었다. 영석이란 친구가 이틀째 결석 중 이었다.그러자 선생님께서 영석이 자취방을 찾아 갔답니다. 결석한 영석이에게 “내일부터 학교 올 수 있니?” “아니면 며칠 더 결석할거니” 물어보셨어요. “3일만 쉬고 가겠습니다” 하니까 그렇게 이해하시고 허락해 주셨던 분이셨어요.

선생님의 이해의 공간과 이해의 언덕이 우리를 끝없는 들판으로 데리고 다니셨어요. 야성과 당당함을 키워 주었어요. 저희 반은 1-3학년 전체에서 수업태도가 가장 좋기로 소문났었지요.

가끔 교회에서도 부정어를 강조한 격려성 구호를 들을수 있지요. “예배에 늦지 맙시다. 예배에 늦지 맙시다” 좋은 말입니다.

그러나 이것보다는 ‘예배를 깨웁시다’ ‘새벽을 깨웁시다’

‘깨웁시다’가 방향입니다. 시선이 뻗어가야 합니다.

‘늦지맙시다’는 다시 한번 지적하는 행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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