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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이 Sep 05. 2023

초1 아들이 말하는 학교에 가서 안좋은 이유 10가지

아들은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했다. 학교 생활을 모범적으로 잘 하고 있다는 선생님의 피드백과는 달리 아들은 학교에 다니는 일이 쉽지 않은 모양이다. 


어제는 공교육 멈춤의 날로 하루 체험학습을 내고 집에서 쉬었는데 태블릿 PC를 들고 방에 들어간 아들이 한참동안 혼자 중얼중얼 거리더니 영상을 하나 가지고 왔다. 


"엄마, 내가 학교에 가면 안좋은 이유 10가지를 영상으로 찍어봤어. 공감되면 구독과 좋아요 눌러줘."


솔직히 학교에 가기 싫은 이유가 10가지나 된다니 이제 시작인데 어쩌려고 이러나 걱정되는 마음이 앞섰지만 꾹 누르고 7분짜리 동영상을 끝까지 시청했다. 아이가 말하는 10가지 이유가 귀엽기도 하고, 공감되는 부분도 있어서 남겨본다. 초1 형아가 말해주는 학교에 가면 안좋은 이유 10가지! 예비초등 후배들아 잘 들어라. 


1. 공부를 많이 한다 : 공부가 지루한 사람도 있고, 좋은 사람도 있는데 나는 지루해서 힘들다.

2. 선생님한테 인사하기 : 고개를 숙여서 공손하게 인사해야 하는데 피곤하다. 

3. 친구들과 인사하기 : 친구들이 유치원 때 보다 훨씬 많아서 인사하기 어렵다. (과밀학급)

4. 책 읽는 것 : 책이 좋은 사람도 있겠지만 나는 지루하다. 독서록도 써야되서 힘들다. 

5. 친구들이랑 노는 시간이 없다 : 유치원 때는 노는 시간이 많았는데 학교는 공부를 더 많이 한다. 

6. 불공평하다 : 공부는 1시간 하는데 쉬는시간은 10분이다. 

7. 추울 때 잠바를 가져가면 의자에 걸쳐놓는데 자꾸 떨어져서 귀찮다. 

8. 집을 계속 나가야 한다 : 나는 집돌이라 집을 계속 나가는게 힘들다. 

9. 잠을 많이 못 잔다 : 아침에 일찍 일어나야 한다. 

10. 친구랑 놀다가 학교에서 상처가 날 수도 있다. 나도 학교에서 다쳤다.


너무 귀엽다. 공부는 1시간하는데 쉬는시간은 10분이라 불공평하다는 주장이 아이스럽다. 집에서 쉬고 싶은데 매일 나가야 하고, 잠도 많이 못 자서 힘들단다. 친구들이 많아져서 놀다보면 다치기도 하지만 그래도 더 놀고 싶긴 한가보다. 


그나저나 학원 하나 안 다니고, 공부를 엄청 시키는 학교도 아닌데 벌써부터 공부가 지루해서 힘들다고 하니 앞길이 캄캄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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