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일 신경과를 방문한 이후 진통제 외에 두통예방약을 복용해보기로 했다.
일단 보름치의 약을 처방받았고 아침, 저녁으로 꾸준히 약을 먹고 있다.
그 사이 두통은 1회 있었고, 강도는 중상정도. 병원에서 처방받은 낙센에프정(나프록센,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을 1알 먹었다. 그리고 잠시 누워 쉬었다. 다행히 처방받은 진통제는 효과가 좋았다.
다만, 한가지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다. 요즘들어 감정조절이 잘 되지 않는다. 수시로 짜증이 나고, 사소한 일에도 욱하는 느낌이다. 모든 일에 의욕이 잘 생기지 않고 가라앉는 느낌. 가만히 원인을 생각해보니 혹시 복용하는 약 때문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약의 부작용을 찾아보았다.
- 복욕 중인 약의 이름과 효능 및 효과 -
1. 인데놀정
신경세포의 특정 수용체를 억제함으로써 혈관이완을 유도하여 혈류를 원활하게 한다.
우울과 기분의 변화 등 중추신경계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2. 나리펜캡슐
중증의 난치성편두통, 전정계의 기능성장애에 의한 어지러움에 효과가 있다.
우울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환자의 상태에 충분히 주의해야 한다.
3. 모사틴정
기능성소화불량으로 인한 소화기증상(속쓰림, 구역, 구토)
4. 미피드정
위점막의 혈류를 증가시켜 점막을 보호하는 약
5. 낙센에프정(나프록센)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 관절염, 건염, 급성통풍, 월경곤란증, 골격근장애, 편두통, 발치 후 동통
실제로 복용 중인 약 중 2가지에서 우울과 기분 변화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경고가 있었다. 잠시 약을 중단해야하나 고민했다가 이내 생각을 고쳐먹었다. 왜냐하면, 약을 먹지 않아서 아프게 되면 그 역시 우울하고 기분이 나쁜건 마찬가지니까. 이러나 저러나 기분이 좋지 않을거라면 아프지 않고 우울한 편이 나으니까. 또 일시적인 기분 탓일 뿐 약의 부작용이라고 단정할 수도 없고. 일단은 좀 더 관찰해보기로 했다. 추석 이후 병원 예약을 해두었으니 그때까지 경과를 지켜보고 상담할 예정이다.
어떤 이유에서든 그저께도 여전히 기분이 안 좋고 우울했다. 괜히 짜증이 나서 아이에게도 화를 내고 남편에게도 투덜거렸다. 이런 상황이 싫어서 멍하니 앉아있다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하기로 했다.
"나 지금 너무 우울해. 밖에 나가서 바람 좀 쐬고 오자. 아이스크림 먹고 싶어."
그렇게 밤산책을 나가 아이스크림을 먹고 돌아오는 길에 푸드트럭에서 파는 순대를 사와서 먹으니 기분이 좀 좋아졌다. 이유없이 당하고 있어야 하는 가족들에게 미안해서 귀뜸을 해주었다. 약을 먹는 동안에는 우울이나 기분 변화가 생길 수 있다고하니 이해해달라고 말이다.
내일부터는 본격 추석연휴다. 벌써 걱정이다. 결혼 8년차, 이제는 익숙해질만도한데 여전히 많은 경우 '시댁방문=두통유발'이기 때문이다. 시댁 식구들이 어렵게 하지도 않고, 명절이라해도 제사도 없고, 친척도 모이지 않고 식사만 하는 정도인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시부모님 탓이 아니라 그냥 내 기분 탓이다. 내 마음이 내 머리가 불편하고 예민해지고 있다. 그나마 이번 추석에는 처방받은 약도 있고, 예방약도 먹고 있으니 가볍게 지나가주길 바란다.
즐거운 추석 보내세요^^ 제발~